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5월 어린이날 충북 청주시 상당구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청주사회복지관 주차장에서 아동들이 마을놀이터 보드게임을 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청주사회복지관

보드게임·윷놀이·제기 등
‘어린이마을놀이터’ 운영
“마음껏 놀 수 있어 좋아”

초등생들 대학생과 합작
하고 싶은 놀이 직접 개발
“스스로 놀이 만들어 뿌듯”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라더니, 정말 그런 것 같아요. 한 달에 한 번 놀이터가 열릴 때마다 아이들이 어찌나 즐거워하는지, 지켜보는 어른들도 덩달아 재밌어요.”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청주사회복지관 관계자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청주사회복지관은 ‘어린이날’이 있는 5월부터 ‘핼러윈데이’가 있는 10월까지 지역 아동들의 발길이 잦다. 매월 1회 복지관에서 대형 놀이행사가 열리는데, 놀이에 목말랐던 아동들이 귀신같이 알고 찾아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어린이날에는 에어 바이킹을 운행했는데, 그야말로 인기 만점. 아동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6월과 10월 사이엔 복지관 다목적실, 주차장 등 실내외 공간을 활용해 마을놀이터가 열린다. 전통놀이(윷놀이, 제기, 투호 등), 보드게임, 비눗방울 놀이, 풍선아트, 메타세쿼이아 목걸이 만들기, 공예·과학·자유놀이터 운영, 에어바운스, 종이집 꾸미기 등 셀 수 없이 많은 놀이가 진행되는 만큼 아동들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논다. 놀이터가 열릴 때마다 복지관에 온다는 A 양은 “코로나19 때문에 친구들과 놀기가 어려웠는데, 한 달에 한 번은 마음껏 놀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처음 보는 친구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선생님들과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청주사회복지관은 2019년도부터 ‘초록우산 어린이마을놀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복지관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놀이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 아동에게 자유롭게 놀 기회를 제공해 왔다. 복지관이 아동들의 놀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역설적이지만, 노는 아이들이 자꾸만 사라져서였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아동의 절반 이상(52.8%)이 주기적인 여가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 방과 후 희망 활동으로 ‘친구와 놀기’가 48.7%를 차지하지만, 실제 친구와 놀이를 하는 비율은 5.7%로 나타났다. 또래와 어울려 자유롭게 놀이 활동을 하거나 동네 놀이터에서 노는 아동들의 모습을 정말 찾기 어려워졌으며, 휴대전화나 컴퓨터 게임이 가장 중요한 놀이가 된 지 오래다. 한국 사회에서 아동의 여가와 놀이의 권리가 충분하게 보장되지 않고 있는 현실 속에서 복지관은 아동의 놀 권리 실현과 아동 놀이문화 확산을 위해 놀이 프로그램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복지관은 최근엔 어른이 기획한 공간에 아동이 참여하던 것에서, 아동이 직접 놀이를 개발하고 기관의 공간을 활용하고,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능동적 놀이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지난해 추진한 ‘놀이개발 프로그램’이었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 3명과 지역사회 대학생 7명이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약 두 달간 마을놀이터에서 즐기고 싶었던 놀이를 개발하는 등의 작업에 착수했다. 아동들이 직접 놀이 진행자가 돼 보거나, 기존 형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놀이법을 제시하는 기회를 얻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아동 B 양은 “제가 만든 놀이를 다른 애들이 한다는 게 부끄럽긴 했는데, 그래도 뿌듯했고,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동은 “놀이를 개발할 때 생각하는 게 조금 힘들었는데, 그래도 스스로 만든 놀이를 직접 했을 때가 제일 재밌었다”며 “더 많이 놀면 더 놀이개발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복지관은 코로나19 상황으로 놀이개발 프로그램이 확산되지 못했던 점을 아쉬워하며 올해는 감염병 상황과 관계없이 아동들이 놀이 주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기간과 참여 아동의 인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는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시대의 빛과 거울이 될 훌륭한 인재 양성을 위해 오늘도 교육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며 사랑을 베푸는 선생님들의 값진 사연을 전해 주세요. 제보 및 문의 : teacher@munhwa.com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