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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 대선 시대 정신을 묻다 - 이강국 前 헌법재판소장

“민주가치 보장 법치국가 위해
법의 해석·집행 엄격히 해야”

이강국(사진) 전 헌법재판소장이 차기 대통령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대선 후보 캠프에 소속된 여야 인사들 모두 임명직 공직에서 배제하고 정파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골고루 등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모든 정권에서 반복돼 온 ‘보은 인사’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제왕적 대통령제하의 인사권 남용 역시 예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전 소장은 지난달 26일 가진 문화일보 신년 인터뷰 ‘3·9 대선 시대 정신을 묻다’에서 “통수권자는 혈연·지연·학연을 뛰어넘어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뽑아 써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국정조사권 등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언론의 감시와 비판 기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전 소장은 1945년 전북 임실 출생으로 전주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67년 제8회 사법시험을 통과해 2000년 대법관에 임명됐으며, 제4대 헌재 소장(2007∼2013년)을 지냈다. 퇴임 이후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수년간 무료 법률 상담을 했으며, 서울대 법학대학원에서 후진을 양성해 왔다.

이 전 소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공정이 행방불명되고 진영 논리로 극심한 분열과 갈등이 빚어졌다며 이번 대선의 시대 정신으로 공정 실현과 국민 통합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보수·진보 간 극단적 이념 대립과 사생결단식 대결 상태”라며 “차기 정부는 실용주의 기반 위에서 사회 구성원 전체의 화해를 도모해 공동선을 추구하는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고 소수자와 약자를 보살피는 ‘사회적 모성주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국민주권, 자유, 평등 등 민주주의 가치를 보장받기 위해선 법치국가로서 법질서가 확립돼야 하며, 법의 해석과 집행을 엄격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