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블 박사 등 연구 결과
경제력-인지능력 관계 주목

미국에서 갓 태어난 아이를 둔 저소득 가구에 현금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이 아이의 뇌 활동을 증진하는 데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빈곤과 인지 능력 간 직접적인 관련성을 통계적으로 입증한 최초의 사례로, 사회안전망 정책 설계 과정에서 주요하게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24일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 컬럼비아대 사범대 소속 의사이자 신경과학자인 킴벌리 G 노블 박사는 6개 대학 연구원들과 함께 1년 동안 진행한 실험 결과를 이날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뉴욕시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미네소타주 트윈시티에서 최근 출산한 여성 1000명을 표본으로 모집해 이들에게 매달 333달러(약 40만 원)어치 직불카드 또는 20달러(2만4000원)짜리 선물을 무작위로 지급했다. 대부분 흑인 또는 라틴계였던 이들의 평균 소득은 약 2만 달러(2400만 원)로, 333달러를 받았을 경우 소득이 20% 정도 늘어난 셈이었다. 지급한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별도 규정은 없었다.

1년 뒤 아이들을 대상으로 뇌전도 검사를 수행한 결과 더 많은 현금성 지원을 받은 가구에 속한 이들의 뇌 활동이 더 적은 지원을 받은 경우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차이는 대부분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이었으며, 인지 발달과 연관이 있는 부분에서 특히 컸다. 노블 박사는 “돈이 그 자체로 뇌 활동에 인과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초의 연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평균적으로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인지 능력이 덜 발달한 채로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는 증거는 이미 넘쳐나지만, 그 원인이 직접적으로 경제력에서 비롯된 건지, 부모의 교육이나 주변 환경으로부터의 영향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