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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제2 라그랑주점’ 도착
나사 “모든 게 각본대로 됐다”

육각형태 거울 18장 정렬 필요
관측 가동 준비에 5개월 소요
138억년 전의 우주 탄생 탐사

138억 년 전 빅뱅과 우주 탄생의 찰나를 포착하기 위해 발사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이 지구로부터 100만 마일(약 160만㎞) 떨어진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다. 25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허블 망원경의 7배 성능을 획득한 웹 망원경은 이르면 오는 6월부터 본격적인 관측 활동에 돌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웹 망원경은 발사된 지 꼭 한 달 만인 24일 오후 2시 5분쯤 ‘제2라그랑주점’(L2)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L2는 우주에서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서로 균형을 이루는 5개 ‘스위트 스폿’(sweet spot·최적 지점) 중 하나로, 우주선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위치로 평가된다. 이곳에선 많은 양의 연료를 소비하지 않고도 망원경이 고정적인 위치를 유지하면서 지구와 교신할 수 있다. 존 더닝 나사(미 항공우주국) 웹 프로젝트 담당 부국장은 “모든 것이 각본에 따라 진행됐다”며 “모든 임무가 그렇듯, 우리는 장애물들이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아무것도 잘못되지 않아 놀랐다”고 말했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성명을 내고 “우주의 신비를 밝혀내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했다.

넬슨 국장이 첫 관측 시점으로 여름을 언급한 것은, 궤도에 도달한 이후에도 망원경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 작업에 약 5개월이 소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태양 빛을 차단하는 21×14m 크기의 차광막과 지름 6.5m 크기의 육각형 모양 거울 18장 등으로 구성돼 있는 웹 망원경은 그 거대한 규모 탓에 접힌 채로 발사됐고, 지난 한 달 동안은 이를 펼쳐내는 작업에 주력했다. ‘최대 난관’으로 꼽혀 온 이 전개 작업을 지난 9일 완료한 이후에도 뚜렷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현 상태에선 18개 거울의 초점이 제각각이어서 하나의 별을 보더라도 18개의 서로 다른 빛이 보인다. 각 거울에는 거울의 위치를 한 번에 1㎚(나노미터) 단위로 조정할 수 있는 7개 장치가 있는데, 이를 활용해 모든 거울을 적절한 위치에 정렬하는 데에만 최소 3개월이 걸린다. 그 이전에도 몇 주 동안 망원경의 열을 식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망원경과 각종 과학 장비가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영하 235도의 초저온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 미 천문학연구대학연맹(AURA)의 하이디 하멜 부회장은 “6월이나 7월까지는 관측이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