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강동완 교수가 저서 ‘서해5도에서 북한 쓰레기를 줍다’를 들고 북한의 사회 문화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 M 인터뷰 - 강 교수는

“대학교수라는 말보다 ‘통일 덕후’로 불리길 원하는 분단 조국의 한 사람이 되길 원합니다.”

강동완 동아대 부산하나센터 교수는 이 한 문장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강 교수는 지난 2012년부터 북·중 국경지대를 방문해 이곳의 실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강 교수는 2018년 국경 지역 1500㎞에 사는 주민들의 모습을 담아 ‘평양 밖 북조선’을 시작으로 매년 사진집을 내고 있다. 그는 이어 ‘그들만의 평양’과 ‘평양 882.6㎞-평양공화국 너머 사람들’을 출간하며 평양과 지방의 모습을 대조해 부각했다. 강 교수는 북한 내 지역 격차를 ‘평양 공화국’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강 교수는 “국내에서는 북한 문제에 대해 굉장히 제약된 정보만을 얻고 있다”며 “북한의 수도 평양과는 달리 신의주나 양강도와 같은 북·중 접경 지역 주민들은 힘들게 살고 있다. 북한 전체와 평양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북한 내 한류 현상을 접하며 북한 연구를 처음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강 교수는 “영화 ‘실미도’와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지인 무의도로 탈북 청소년들과 교회 수련회를 갔었는데, 탈북 청소년들이 자기가 북한에 있을 때 이 콘텐츠들을 재밌게 봤다고 이야기했다”며 “북한에서 남한의 영화와 드라마가 어떻게 유통되는지 알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강 교수의 장래 포부 중 하나는 중국 등 제3국에서 온 탈북민 자녀를 위한 돌봄 공간을 건립하는 일이다. 강 교수는 “탈북 여성들의 어린 자녀가 한국에 와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을 위한 사회화 교육을 통해 일반 학교로 진학하는 데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는 돌봄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이어 “전방에 있는 비무장지대(DMZ)를 찾지 않아도 일상에서 통일을 체험하고 해석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도 필요하다”며 ‘통일문화센터’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강 교수는 북한·통일과 관련한 99권의 책을 집필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마지막 100번째 책으로 자서전을 쓰고 ‘통일조국을 위해 작은 노둣돌 하나 놓은 사람’이라는 사인을 남기고 싶다고 한다. 강 교수는 “북한도 한국처럼 민주주의로 인한 인권과 산업화에 따른 경제적 풍요로움을 누리길 바란다”며 “남북 분단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