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김창희 기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불법 점거 주도 혐의를 받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간부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28일 대전지법 서산지원에 따르면 법원은 전날 이강근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장 등 노조 간부 3명에 대한 구속영장심사에서 검찰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염려 및 도망의 우려가 없다”는 점 등을 사유로 들었다.

이들 간부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통제센터 무단 점거를 주도하면서 업무방해, 폭력,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감염병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소속 협력업체 근로자 2000여 명은 지난 8월 현대제철 자회사인 현대ITC 등의 입사를 거부하고 직고용하라며 무기한 파업을 벌였다. 무려 52일간에 걸친 현대제철 최장 파업이다.

이 가운데 100여 명은 같은 달 23일부터 공장의 ‘두뇌’ 격인 통제센터를 한 달 가까이 불법 점거했다.

현대제철이 협력업체 직원들의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회사 채용 형태의 정규직화를 결정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불법 점거 농성이 이어지자 현대제철은 비정규직지회를 상대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대전지법 서산지원은 지난 9월 퇴거 결정을 내렸다.

민주노총은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법원에 낸 탄원서에서 “원만한 노사합의로 이미 노사분쟁 상황은 종료됐다”며 “간부 3명에게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