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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피플

35개州 돌며 백신 필요성 강조
방문지역 접종 예약 증가효과

“세계 최고 권력자의 아내가 36도가 넘는 무더위에 차에서 내려 백신 접종을 권하는 장면을 직접 본다면,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순 없을 것이다.”

미국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1년 가까이 미 전역을 돌며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는 영부인 질 바이든(70·사진) 여사의 행보를 이렇게 평가했다. 바이든 여사가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방문한 지역은 총 35개 주, 50개 도시에 달한다. 이 중 절반가량의 행선지에서 그는 시민들과 손을 마주 잡고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누군가 아프면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묻지 않는다. 그냥 도와주면 될 일”이라면서 현 행정부에 우호적이지 않은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텃밭)에도 발을 들였다.

“나도 맞았는데, 문제가 없었다”며 공감을 앞세운 바이든 여사의 전략은 실제 효과를 냈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률이 30∼40% 정도로 최하 수준이었던 남부의 미시시피와 테네시, 애리조나 등에선 바이든 여사가 다녀간 지 6개월 후 접종률이 각각 48%, 57.3%, 64.5%로 상승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 전했다. 텍사스의 한 아동병원에선 그의 방문 이후 백신 접종 예약 건수가 1000건이나 늘었다. 전국으로 넓혀 보면 바이든 여사의 순방이 시작된 이후 최소 1회 백신을 맞은 미국인 수는 40% 증가했다.

‘최고의 백신 대사’로 ‘국토 횡단’에 나선 바이든 여사는 오미크론 확산과 낮은 백신 접종률로 좌절감에 휩싸인 백악관에 구원 투수가 되고 있다. WP는 “대체로 사람들은 대통령보다 영부인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으며, 중도층에 접근하기 수월하다”고 짚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