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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하면 실세·문고리냐” 비판
86세대 꼰대인식 노출 지적도

송영길(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 씨를 겨냥해 “사석에서도 윤 후보에게 반말한다”며 “집권하게 되면 실권을 거의 최순실 이상으로 흔들 거로 우리가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의 ‘반말’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본명 최서원) 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엮은 것을 두고 황당한 논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발목 수술 이후 당무에 복귀한 송 대표의 실언이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송 대표는 이날 BBS라디오에 출연해 ‘당선되면 청와대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는 윤 후보의 언론인터뷰와 관련한 질문에 “지금 항간에 ‘실세는 김건희’로 알려져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도대체 부부가 어떤 철학과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지를 국민이 알아야 할 권리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일개 연예인도 그러는데 하물며 대통령의 부인이 될 분이 이렇게 커튼 뒤에 숨어 있어도 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송 대표 발언을 놓고 당내에서조차 “반말하면 실세고, 문고리냐”는 자조섞인 반응이 나온다. 부부간 대화 방식이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라는 점에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지적 역시 적지 않다. 특히 송 대표의 발언은 ‘아내는 남편에게 존댓말을 해야 한다’는 뜻이 다분해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 출생)의 이른바 ‘꼰대’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시각도 있다.

송 대표는 또 불교계를 ‘봉이 김선달’이라고 비난해 논란이 된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가톨릭 신자다 보니까 너무 가톨릭 중심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티칸은 단순한 종교가 아니라 하나의 나라”라며 “국가 외교 차원에서 보는 면도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종 커뮤니티엔 “불교계를 달래려다가 애꿎은 문 대통령과 가톨릭이 유탄을 맞았다”는 의견이 게재됐다.

앞서 송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에 의해 4∼5 기수를 건너뛴 벼락출세로 수많은 선배, 동기검사들을 옷을 벗게 하며 가장 불공정하게 출세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는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임명한 당사자가 문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자책골’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