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이성윤 공소장 유출 의혹’이 점입가경이다. 급기야 이 서울고검장의 측근 인사가 연루되고, 그런 정황을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뭉개려 한 정황까지 나왔다. 불법·부당한 수사나 인권침해를 감시해야 할 감찰부장이 중요 내용을 보고 등에서 일부러 누락시켰다면, 감찰의 목적을 고려할 때 직권남용 등 심각한 범죄가 될 수 있다.

대검 감찰부가 지난 5월 박범계 법무부 장관 지시로 조사를 한 결과, 이 고검장 공소장이 언론에 보도되기 전 검찰 내부 시스템에서 공소장을 조회한 검사는 22명이었다. 포렌식을 통해 이 고검장 측근인 A검사장과 B검사의 컴퓨터에서 공소장 내용이 담긴 워드 파일이 발견됐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공소장 조회 기록이 없어 포렌식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대검 감찰부는 법무부에 두 차례 보고하면서, 한 감찰부장의 지시로 A·B의 공소장 복사·편집·보관 등의 의혹은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감찰부장은 ‘윤석열 찍어내기’를 주도한 친여 성향 인사다. 그런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공소장 유출 혐의로 수원지검 수사팀을 수사 중이다. 엉뚱한 수사를 하는 셈이지만, 대검 감찰부는 ‘조사 중’이라는 이유로 함구로 일관한다.

이 고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금 사건 수사 무마 혐의로 기소됐다. 청와대도 연루된 권력형 사건이다. 이에 따라 박 장관의 감찰 지시나 공수처 수사가 수사팀에 대한 정권 차원의 보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 감찰부장이 진상을 은폐하려 한 정황까지 나온 것이다. 공수처는 수원지검 수사팀 수사를 멈추고, 한 감찰부장과 이 고검장 측근 검사들에 대한 수사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