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조업 재개했으나 어획 부진
기선권현망수협 올 판매 590억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통영 = 박영수 기자

경남 남해안에서 수확철을 맞은 굴이 집단폐사하고 멸치도 잡히지 않고 있다. 여름철 고수온 등 이상 바다수온의 영향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9일 경남도와 기선권현망수협 등에 따르면 도내 남해안 멸치잡이 선단은 지난 10∼11월 어획 부진으로 출어를 포기했다. 선단은 이달 들어 다시 조업에 나섰으나 선단 운영비(하루 1000만∼1500만 원)도 건지지 못할 가능성이 커 걱정이 태산이다.

실제 기선권현망수협의 올해 1∼11월 판매액은 590억 원(1만2823t)으로, 지난해 1066억 원(1만6160t)의 절반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10∼11월 통영∼울산 연안에서 멸치를 아예 잡지 못했고, 7∼8월 가격이 싼 7㎝ 이상의 큰 멸치가 많이 잡혔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멸치 선단 사무장인 A 씨는 “멸치잡이 50년 동안 이렇게 멸치가 잡히지 않은 적은 처음”이라며 “멸치가 없어 10∼11월은 출항하지 못했고 최근 출항했지만, 어획량이 크게 준 데다 상품성이 떨어진 멸치만 잡혀 선원들 월급 주기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경남 멸치잡이 선단은 47선단 248척으로 조업기간은 7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31일까지다.

제철을 맞은 남해안 굴도 겨울철에 이례적으로 집단폐사해 어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 1일 현재 도내 굴양식 면적(3474㏊) 중 12.6%(407어가 440㏊·79억여 원)가 폐사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원인을 조사 중이다. 시군별 피해 면적은 통영시 233어가 184.7㏊, 거제시 80어가 149.5㏊, 고성군 90어가 103.5㏊, 창원시 4어가 2.5㏊ 등이다. 출하 물량이 줄어들면서 굴 위판가격은 지난 7일 기준 10㎏당 평균 12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 10만 원보다 2만 원가량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겨울철에 굴이 집단폐사한 경우는 거의 없다”며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국립수산과학원과 합동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