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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이코노미

포린폴리시 “화석연료 역할 有”
바이든, 재생에너지 전환 불구
中·印 협력없인 美노력 무의미

최근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꼽히며 미국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는 가운데 향후 10∼20년간은 미국이 화석 에너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화석 에너지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에도 불구,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 등에 증산을 요청하고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하는 등 미국의 시도는 역설적으로 화석 에너지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6일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미국이 “에너지 전환에서 화석 연료의 역할에 대해 정직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포린폴리시는 미국이 재생 에너지에 대한 비중을 얼마나 서둘러 늘리길 원하는지와 관계없이 운송, 난방 유지와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국내 석유 및 천연가스의 생산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포린폴리시는 “화석 연료가 향후 10∼20년간은 필요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포린폴리시는 최근 미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에너지 부족 현상에 대해 미국이 자처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두르며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하며 2019년 하루 1229만 배럴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지난해 1128만 배럴로 하락한 뒤 올해 역시 1113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자신이 소비하는 원유를 감안하지 않고 생산량을 줄이면서 OPEC+에만 증산을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날씨와 기후변화에 민감한 특성을 가지는 재생 에너지의 태생적 불안정도 미국이 화석 에너지 의존도를 쉽게 낮출 수 없는 이유로 거론된다. 사실 현재까지 불안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유럽의 전력 위기도 여기에 기인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유독 잠잠했던 북해 바람 탓에 풍력 발전에서 기대만큼 전력을 생산하지 못한 점을 유럽 전력 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풍력 부족이 전력 부족 사태로 이어지며 전 세계 천연가스 가격 폭등 사태가 나타나기도 했다.

미국의 재생 에너지 전환 노력만으로는 전 세계 기후변화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전 세계 석탄 소비국 1위와 2위인 중국과 인도가 문제다. 두 국가는 최근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글래스고 기후협약이 채택될 당시 합의문의 ‘석탄 발전 단계적 폐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틴 바 있다. 더욱이 중국과 인도는 탄소 중립 목표로 각각 2060년과 2070년을 제시하기도 했다. 유엔이 추진하는 2050년보다 한참 늦은 시기다. 포린폴리시는 “중국, 인도의 협력이 없다면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미국의 조치는 의미 없다”고 단언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