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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목사부부 車 태운 운전자
부인과 부인 친구 코로나 확진

당국, 접촉자 등 1000여명 추적
잠복기 이후 추가 감염 불보듯

권도경, 인천=지건태 기자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진자가 국내에서 6명이 나온 가운데 다음 주부터 지역사회에 n차 감염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처음 감염된 40대 목사 부부가 역학조사에서 거짓말을 한 탓에 일부 확진자가 감염된 지 모른 채 닷새 동안 일상적인 활동을 해 이미 오미크론이 지역사회에 확산됐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델타변이보다 전파력이 5∼6배로 높은 오미크론이 전국 각지에 퍼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용 유전자증폭(PCR) 진단검사가 개발되는 데 한 달가량 걸려 사실상 ‘방역 공백기’인 만큼 역학 조사 속도를 높이지 않는다면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인천에 거주하는 목사 A 씨 부부 등 오미크론 감염자 6명이 격리되기 전까지 접촉한 사람은 최소 272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목사 부부와 연관된 밀접접촉자는 지난 2일 현재 105명이다. 동승 비행기 탑승객 45명도 추적관리 대상이다. 특히 목사 부부가 역학조사 과정에서 접촉 사실을 감춘 오미크론 감염자 지인 B 씨는 격리되지 않은 채 지난달 28일 오후 인천 모 교회에서 800여 명이 모인 예배에 참석했다. 목사 부부로부터 2차 감염된 10대 아들이 재학 중인 인천 모 초등학교도 이날 재학생 730명을 상대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1000여 명 넘게 진단검사를 받게 된 가운데 접촉자 규모를 감안하면 추가 감염자는 잇따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지역사회 n차 감염 가능성을 상당히 크게 보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이 공기 중 감염을 일으킨다는 점을 고려하면 접촉자가 수백 명에 달하는 만큼 n차 감염이 나올 확률이 높다”면서 “앞으로 지역사회 확진자가 급증하게 되면 오미크론 n차 감염이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n차 감염이 본격화되는 시점을 이르면 다음 주 초로 예측했다. 오미크론이 중증도가 낮아 잠복기는 2∼3일로 상대적으로 짧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미크론 n차 감염이 현실화될 경우 확진자도 급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천 교수는 “오미크론이 처음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최근 신규 확진자가 하루 만에 4000명에서 8000명으로 더블링(두 배 이상으로 증가) 됐다”며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과 델타가 같이 겹치게 되면 이달 말에는 국내 신규 확진자 수도 더블링돼 1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진단검사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권고도 나왔다. 오미크론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이 수백 명 쏟아졌지만 오미크론 변이용 PCR 검사는 개발 중이어서 전장 유전체 분석법 등을 이용하면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만 3∼5일이 걸린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실상 방역 공백기인 만큼 역학조사 인원을 충원해 오미크론 관련 진단검사를 치밀하게 실시해야 한다”며 “오미크론 전파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감염자와 가볍게 접촉한 사람들도 모두 검사해 조기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