郭 영장 기각… 무리한 수사 논란
법원 “구속 필요성 소명 못해”

경기 성남시 대장동 특혜·로비 수사를 맡은 검찰이 ‘50억 약속 클럽’ 인사 중 가장 혐의가 짙다고 판단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됨에 따라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도 타격을 받게 됐다. 검찰은 1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대장동 사업자와 곽 전 의원이 만난 장소와 시간, 대화 내용 등을 특정하면서 ‘음식점 영수증’을 제출했는데, 이를 두고 검찰과 곽 전 의원 간 치열한 진실게임을 벌인 결과 법원은 곽 전 의원 손을 들어줬다.

2일 문화일보 취재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곽 전 의원 영장심사에서 검찰은 대장동 사업이 진행된 이후인 2018년 9월, 곽 전 의원이 서울 서초구 한 음식점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와 천화동인 4, 5호를 각각 소유한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를 만나 하나은행이 컨소시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청탁을 한 대가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 증거로 김 씨와 남 변호사 주장이 일치되는 점과 당시 김 씨가 결제한 음식점 영수증을 제출했다. 이에 곽 전 의원은 당시 국정감사 관련 업무를 하고 있었다면서 이를 입증할 ‘개인 블로그 사진’ 등을 알리바이로 제시했다고 한다. 이후 검찰은 곽 전 의원이 제시한 블로그 사진은 ‘사후 수정’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어 알리바이가 될 수 없다는 추가 반박 의견서를 2차례에 걸쳐 제출했지만, 법원은 끝내 곽 전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은 의견서에서 ‘블로그는 원 게시물 게재 시간만 나올 뿐 게시물 수정 시간은 게재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고 한다. 이에 법원은 “구속의 사유 및 필요성과 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A4용지 3장 분량의 곽 전 의원 구속영장 청구서에 곽 전 의원의 청탁 대상을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아닌 ‘하나은행 임직원’이라고만 적었는데, 곽 전 의원은 “김 회장은 동문이긴 하지만 잘 모르는 사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해완·윤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