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종부세 고지’ 살펴보니
1주택자 13만2000명·2000억

기획재정부가 22일 발표한 ‘2021년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고지 관련 주요 내용’은 그동안 우려했던 ‘종부세 폭탄’의 강도가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특히 그동안 종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1세대 1주택자 고지 인원과 세액마저 이번에 크게 늘었다.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고지 인원은 94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42.0%(28만 명)나 늘었다. 고지 세액은 5조7000억 원으로 무려 216.7%(3조9000억 원)나 폭증했다.

경제계에서 “종부세 증가 정도가 경제 주체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전 국민의 98%는 과세 대상이 아니다”라고 국민을 갈라치기하느라 바쁘다. 다른 말로 하면, “돈 많은 사람만 내는 세금이니까 상관없다”는 뜻인데, 종부세가 오르면 전·월세 세입자 등 중산층·서민에게도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그동안 종부세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것으로 알려진 1세대 1주택자 중에서 종부세를 내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1세대 1주택자 중에서 종부세를 내는 사람은 13만2000명이며, 고지 세액은 2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세대 1주택자 중에서 종부세를 낸 사람이 12만 명, 고지 세액은 1200억 원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고지 인원은 10%(1만2000명), 세액은 66.7%(800억 원)나 폭증한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도입된 종부세는 원래 ‘부유세’ 개념이 강했는데, 이제는 1세대 1주택자까지 상당수가 내야 하는 세금으로 변질된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 부동산 세제에서 금기시돼 오던 1세대 1주택자 세 부담 급증은 향후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브리핑을 통해 “1세대 1주택자 중에서 종부세를 내는 사람도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조치로 세 부담은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인별 사례에 따라서는 종부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사례도 상당수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관련 세제도 전체적으로 보면 세 부담이 늘어나는 쪽으로 제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