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달 13일 인천 동구 서흥초교에서 김유원 교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읽기·기초연산 유창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 인천 서흥초등학교 김유원 교사

글 내용 이해·유창한 읽기 향상
구구단·곱셈 서툴렀던 아이들은
수업 열의 높아지고 게임도 척척
중하위권 학생 학습성취에 효과

인천 초등학교 1~ 3학년 118명
읽기·연산 유창성 프로젝트 참여
‘읽기 오류’ 9.72% → 4.75% 줄어

“학습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지도할지 늘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여러 교사와 함께 연구모임을 꾸려 수년간 연구와 논의를 이어간 끝에 읽기와 연산 능력이 학습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인천 동구 서흥초교 김유원(35) 교사는 평소 제자들의 읽기·연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고 있다. 그는 연구모임 교사들과 함께 제작했거나 개인적으로 공들여 만든 학습 자료를 활용해 읽기·연산 교육에 집중하며 효과를 몸소 체감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최근 인천시교육청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으로 ‘읽기·기초연산 유창성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임 없이 지원 신청을 했다. 제자들의 기초학력 지원과 교육기회 보장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였다.

김 교사는 17일 “읽기·연산 능력 향상 프로젝트는 교사와 학생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과 에너지를 요구하지만, 기초학습 능력 향상과 학습 격차 해소를 매우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 높은 교수법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의 실력과 자신감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서흥초교를 포함해 인천 시내 초등학교 1∼3학년 134개 학급에서 학생 118명을 뽑아 프로그램 효과 검사를 진행한 결과, 주요 항목 중 하나인 읽기 오류율(이야기글)이 9.72%에서 4.75%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1∼3학년 200개 학급 중 3학년을 제외하고 184명을 선발해 실시한 기초연산 검사에서도 정확히 해결한 문항 수가 교육 후 2∼7개가량 증가하는 등 뚜렷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사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대다수 아이의 읽기와 기초연산 능력이 의미 있게 향상됐는데, 특히 중하위권 학생들의 성취가 인상적이었다”며 “글을 더듬더듬 읽던 아이가 자연스럽게 글을 읽고 내용도 더 잘 이해하게 됐거나, 구구단을 외우는 것에 서툴렀던 아이가 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구구단을 잘 할 수 있게 된 사례 등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 집에서 책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던 아이가 자신감이 생기자 자발적으로 독서를 하거나, 곱셈을 잘하지 못했던 아이가 실력이 늘면서 수업에 더욱 열의를 보이게 된 경우도 있었다고 김 교사는 뿌듯해했다.

그는 “단순히 읽기와 기초연산 능력이 향상됐을 뿐인데, 학생들의 학업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컸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열의를 갖고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들도 적지 않다고 소개했다. 특히 많은 제자에게 읽기·기초연산 유창성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주기 위해 매번 프로그램 신청 전부터 동료 교사들과 컴퓨터 앞에 앉아 긴장하던 순간이 먼저 떠오른다고 했다. 해당 프로젝트가 입소문을 타면서 다른 학교 교사들 사이에서도 신청 경쟁이 치열해 마치 명절 때 고향 열차표를 구하는 것만큼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교사는 이렇게 어렵게 참여 기회를 얻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열정을 느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숙제를 잘 안 해오는 아이들조차 읽기·기초연산 프로젝트 숙제만큼은 반드시 해오는 모습을 보면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에도 반 아이들의 긍정적 변화가 무척이나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읽기·기초연산 유창성 프로젝트가 보다 많은 학교와 학급 학생들에게 제공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반 아이들이 혜택을 누림으로써 다른 누군가는 그러지 못한다는 점이 늘 미안하고 안타깝다”며 “특히 저학년 학생들의 경우 기초학습을 숙달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보다 많이 제공해 잠재능력을 충분히 펼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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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