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사이즈’ 중국 장강 한가운데로… 크루즈 타고 ‘세 개의 협곡’ 훑는다[박경일기자의 여행]](http://image.munhwa.com/gen_thumb/202405/2024050201032412048001_300.jpg?v=20240503042101)
이미지 크게보기 김경호, 빈틈, 30×15×55㎝, 대리석, 2018
요즘 아침이면 눈 뜨자마자 귀 호강이 시작된다. 늦가을 서리가 내려앉은 아침을 비발디의 ‘4계-가을’로 연다. 삶의 질을 높이고자 처음으로 저렴한 오디오를 하나 장만했다.
한번 시작된 음질 욕심은 끝이 없다더니 호사의 지속시간도 기껏 일주일. 이러다가 음악은 온데간데없고, 오디오 취미만 남는 것은 아닌지.
음악과 가까이하면서 그의 작품이 새롭게 다가온다. 돌로 현악기를 만드는 김경호의 조각. 그가 악기를 소재로 작업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놀라운 재능이다. 턱받침이 있는 것으로 보아 바이올린인 듯한데, 넥 위에 현(絃)도 있고 줄감개도 있다. 몸통에서 스크롤까지의 나선형 구조에서 선율이 느껴진다.
물론 전자장치가 부착돼 연주도 가능하며, 실제 공연에서도 쓰인바 있다고 한다. 독특한 구성이나 표현적 완성도에 소리는 덤이었던 셈이다. 음악과 미술의 만남이 반갑다.
이처럼 쓰임새를 가지면서도 심미적이라면 이건 예술의 이상적인 모습이다. 통섭이자 다중 예술, 한 우물보다는 두 우물이 낫지.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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