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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총장 “나도 승인·지시 못해”
일부 “韓, 친정부 성향 노골적”

대검찰청 전·현직 대변인 휴대전화 포렌식 위법성 논란과 관련, 출입기자단과 갈등을 빚고 있는 김오수(왼쪽 사진) 검찰총장이 최근 한동수(오른쪽) 감찰부장이 이끄는 대검 감찰부에 “명확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한 부장이 김 총장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한 부장이 총장 위 ‘대검 상왕이냐’는 비판성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총장은 지난 9일 전·현직 대변인 공용 휴대전화 포렌식을 영장이나 참관자 없이 진행해 불거진 위법성 논란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단의 입장을 전해 듣고, 대검 감찰부에 “자율적으로 판단하되 법리 판단에 관해 설명이 필요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대검 감찰본부 설치 및 운영 규정에는 ‘총장은 감찰본부장의 조치가 현저히 부당한 경우 시정을 명령하거나 그 직무수행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런 김 총장의 의사 전달에도 한 부장은 구두 해명을 하지 않았고, 결국 총장실 앞에서 사상 초유의 ‘총장-기자단 대치’ 사태가 빚어졌다. 당시 김 총장은 “(총장은) 감찰 착수와 결과만 보고받고 승인이나 지시는 할 수 없다”며 “한 부장을 불러 직접 해명하라고 할 권한도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 부장의 독선적 행보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2020년 4월, 한 부장은 윤석열 당시 총장에게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 감찰 개시 통보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총장의 감찰 중단 지시를 뭉갠 바 있다. 당시 한 부장은 이번 사태에서처럼 “절차대로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한 부장의 이 같은 행보에도 현 정부는 최근 임기를 마친 한 부장을 유임시켰다. 이에 대해 한 전직 검사는 “자신을 추천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보은이라도 하려는 듯 그간 친정부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며 “이런 그를 교체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