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징역 1년·집유 2년 선고

‘친문(親文)’ 인사들이 구명 운동을 벌였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항소심에서 뇌물 수수혐의 중 일부가 무죄로 뒤바뀌면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이승련·엄상필·심담)는 이날 오전 수뢰후부정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부시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하고 2108만여 원을 추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금융위원회 소속 공무원으로서 금융위가 포괄적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는 금융투자회사나 신용정보회사 운영자들로부터 상당 기간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은 것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뇌물 범죄는 공직의 공정성 및 불가매수성과 이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것으로 엄중히 다뤄야 하고 이 사건 범행에서 상당 부분은 피고인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이뤄져 있다”고 꾸짖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유 전 부시장의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금융업자 최모 씨가 모임에서 피고인의 책을 나눠주고 싶다고 해 친필 사인을 한 책을 주고 198만 원을 받은 ‘책값’은 뇌물이라 볼 수 없다”며 이를 뇌물로 판단하고 유죄로 본 원심을 뒤집었다.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과 수뢰후부정처사 혐의, 제3자 뇌물 수수혐의 등은 원심판결 그대로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에서 묵시적 청탁이나 부정한 처사가 없었다”며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고 위암 수술을 받은 상태라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5년과 4700여만 원의 추징을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1심은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인정해 뇌물수수 혐의를 유죄로 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9000만 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4200여만 원을 명령했다. 당시 4200여만 원이 뇌물로 인정됐음에도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2심에서 형량이 오히려 줄면서 같은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 정책국장, 부산시 경제부시장 시절인 2010년 8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직무 관련 금융업계 종사자 4명에게 4700여만 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은 이 같은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의혹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무마했다는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