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한국거래소 찾은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주식시장 발전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동 한국거래소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李, 20대 표심잡기 나섰지만
일정·콘셉트 등도 공유안돼
李 잇단 실언에 대한 해명도
언론 탓하는 듯한 발언에 그쳐

더불어민주당이 ‘매머드급’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바람몰이에 나섰지만, 이재명 대선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당일 일정은 물론 중장기적인 선거 기조와 콘셉트가 정확히 공유되지 않는 데다가, 이 후보의 잇단 실언까지 더해지며 집권 여당 대선 후보의 선대위가 제구실을 못 하고 있다는 자성이 주를 이룬다. 중앙정치 경력이 미흡한 이 후보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비서실 보완과 강화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총괄본부단장 회의에서 주요 인사를 소개하며 “이번 대선을 지휘할 핵심 지도부로 선대위를 잘 이끌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초반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우선 이 후보의 일정이 선대위 내에서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혼선을 빚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웹툰 작가와의 간담회, 4일 한국거래소 방문, 5일 경북대 강연 등 취약층으로 꼽히는 20대 민심 잡기에 나섰지만, 이런 콘셉트가 공유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3일 간담회에선 참석한 작가 1명만 언론에 공개되면서 홍보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자체 평가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20대 민심을 잡겠다고 만든 자리를 사실상 비공개 일정으로 만들어버렸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의 메시지도 마찬가지다. 이 후보는 3일 경기 부천시 웹툰 제작 스튜디오를 방문한 자리에서 ‘오피스 누나 이야기’라는 웹툰 포스터를 보며 “제목이 확 끄는데요”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선정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다소 어색한 해명을 내놓았고, 선대위 공동정책본부장인 노웅래 의원이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가벼운 코멘트인데 이걸로 이런저런 저속한 상상을 한 것”이라고 언론을 탓했다.

선대위에 합류한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등의 인선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위 전 본부장은 이 후보의 실용외교 노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하 교수는 이 후보의 성장 정책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지만, 홍보가 되지 않았다. 핵심 관계자는 “이 후보가 두 인사 영입에 상당히 공을 들였지만, 전혀 빛을 보지 못했다”고 탄식했다.

당내에선 이 후보의 중앙정치 경험이 부족해 벌어지는 불협화음이라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이 후보 본인의 개인기로 각종 현안을 돌파해와 조직은 대체로 이 후보의 ‘입’만 바라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비서실 강화를 통해 빨리 조직력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