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원내대책회의 김기현(왼쪽 세 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 김 원내대표, 한기호 사무총장. 국회사진기자단

■ ‘대선후보 확정 이후’ 보수 원로들의 고언

“정권교체론에만 기대선 안돼
당과 후보 원팀으로 뭉쳐서
文정부 뛰어넘을 정책 제시
변화와 개혁의 메시지 내야
與 조직적 선거교란 대비도”

국민의힘 당 원로와 정치 전문가들은 5일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선출되는 후보자에게 “지금 상태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없다”며 “당과 후보가 ‘원팀’이 돼 문재인 정부보다 더 낫다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정권 교체론이 유지론보다 더 높다는 것에 안주할 경우 대선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 원로들은 덕담보다 쓴소리를 앞세웠다. 치열했던 네거티브 선거전에 따른 후유증 극복도 후보자의 최우선 과제로 지적됐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후보로 결정되는 순간부터 제1야당 후보가 아닌 수권 정당의 후보라는,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는 각 후보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비전, 철학을 제시하는 데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단기·중기 전략을 철두철미하게 잘 짜서 선거에 나서야 한다”며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유능한 전문가들을 모셔서 전략·전술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당은 막강한 힘을 가진 여당의 조직적인 선거 교란 행동 등에 대해 전략적인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며 “당원들은 정권 창출의 주역이라는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에서의 산업 재편과 정세 변혁이 일어나는 상황”이라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외교·국방·경제·사회·문화 분야의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을 잘 준비하지 못한다면 정권을 잡더라도 실패하게 될 것”이라며 “정책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거당적인 힘의 집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캠프에 있는 여러 사람으로부터 듣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대선은 미래를 바라보고 하는 선거이기 때문에 기존의 정권 심판론만으로 정권 교체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대선 후보는 변화와 개혁의 메시지를 내고, 시대정신에 입각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선 과정에서 후보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나타난 ‘공천 협박’ 논란 등 후보 간 비방전과 네거티브 공방으로 인한 후유증을 극복하고, 후보들이 원팀을 구성해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기획 대표는 “당 전체가 원팀으로 싸운다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민주당의 경우 이낙연 전 대표도 경선 승복이 아닌 당 결정 수용 상태”라며 “누가 후보가 되든 진 후보로부터 승복을 끌어낼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용갑 전 총무처 장관은 “과거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게 패배한 경선 결과를 깨끗하게 승복했던 것처럼 이번 경선에서도 결과에 완전히 승복하는 원팀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재오 전 특임장관은 “정권교체를 위해 제일 급한 것은 대장동 게이트 특검 추진”이라며 “대장동 게이트를 명쾌하게 풀어내지 않고는 어떤 후보든 정권을 교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민·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