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패스’노래방·헬스장
더 깐깐해진 규제로 울상

경기 부천에서 횟집을 운영 중인 김모 씨는 2일 “오늘 오전 2시까지 영업을 했는데 매출 80만 원을 찍었다”며 “코로나19 이전 매출을 완벽히 회복한 정도는 아니지만, 단체 손님을 받고 가게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고 활짝 웃음을 지었다. 그는 “일상을 회복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정부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이행 계획 1단계가 시행된 1일 저녁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손님들을 맞느라 오랜만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오후 10시 영업제한 조치로 인해 사실상 저녁 장사를 포기했던 식당, 주점 등도 오랜만에 밤 12시 이후에도 가게를 찾는 손님을 맞으며 즐거워했다.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닭발집을 하고 있는 최모 씨는 “위드 코로나 소식에 지난주부터 매출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는데 어제는 야외 테이블까지 손님이 꽉 찼다”며 “가게가 북적이니 손님들도 좋아하더라”고 했다.

최 씨는 “닭발은 술안주 성격이 강해서 방역 규제로 인한 타격이 특히 심했는데 발길이 뜸했던 손님들이 다시 찾아오는 모습을 보니 재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솟는다”고 했다.

식당이 밀집한 번화가와 골목은 사람들의 발길로 붐볐지만, 상대적으로 외면받은 곳도 있었다. 출입 시 백신 접종 완료 또는 코로나19 음성을 증명토록 하는 ‘백신 패스’가 적용된 노래방, 헬스장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은 오히려 더 깐깐해진 규제로 울상을 지었다.

홍대와 대학로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하루 매출이 40만 원 수준이었는데 백신 패스가 도입된 어제는 30만 원대로 더 떨어졌다”며 “한 달 임차료가 1000만 원인데 이제 고정비조차 감당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경기석 한국코인노래방협회장은 “위드 코로나 기대감이 컸던 노래방업계는 백신 패스 도입으로 초상집 분위기”라며 “주 고객인 청소년과 20대는 백신 접종률도 낮은데 음성 여부까지 증명하라고 하면 누가 노래방에 오겠나”라고 되물었다. 경 회장은 “식당엔 여러 명이 모여도 되고 노래방은 안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