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루 의혹이 빚어진 ‘고발사주’ 사건의 핵심인물인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소환된 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고발사주 의혹’ 수사

손준성 이어 내일 김웅 소환
실체규명 아닌 정치수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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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일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차장검사)을 소환 조사하고 3일에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고발사주’ 의혹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의 수사가 고발사주 의혹의 실체 규명이라는 명분과는 별도로 야당인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목표로 하는 정치적 수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번 소환조사에서도 공수처가 제대로 된 물증을 내놓지 못할 경우, 역풍도 예상된다.

2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이날 오전 손 검사에 대한 첫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9월 초 조성은 씨가 인터넷 언론 ‘뉴스버스’에 고발사주 의혹을 제보한 지 두 달 만이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조사에서 손 검사가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4월 3일과 8일 김 의원이 조 씨에게 보낸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에 ‘손준성’이란 이름이 찍힌 경위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손 검사가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을 직접 김 의원에게 전달했는지 혹은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한 것이 김 의원에게 전달된 것인지도 물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피의자 신분인 손 검사에 대한 혐의 입증은 물론, 윤 전 총장의 연루 여부도 밝혀낼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공수처가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 청구서엔 “손 검사가 성명불상 상급 검찰 간부와 공모해 성명불상의 검찰 공무원에게 고발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고발장을 작성하도록 했다”는 문구가 적혔다고 한다. 당시 영장전담판사가 고발장을 작성했다는 ‘성명불상’이 누군지 물었고, 공수처는 이를 명확히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가 확실한 물증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권력의 하명 수사기관이라는 오명에도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홍준표 의원의 경우, 공수처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상태다.

공수처는 당장 수사가 가능한 검사들 대부분을 고발사주 의혹 사건에 투입 중이다. 실제 영장청구서엔 ‘2019년 8월 윤석열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본인 및 가족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벌였다’는 내용과 함께 ‘판사 사찰 문건 작성 및 배포’ ‘윤석열 장모 대응 문건 작성’ ‘윤석열 징계에 대한 법원의 판단’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수처가 ‘윤중천 면담보고서 왜곡·유출 의혹’ 사건은 진척을 내지 않고, 김명수 대법원장의 공관 예산 전용 의혹은 경찰에 넘겼다”며 “윤 전 총장을 목표로 광범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