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친일 청산’ 이슈까지… 이재명(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김원웅(〃세 번째) 광복회장으로부터 일제강점기 시절 제작된 국가 보물 2142호 ‘진관사 태극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전국민 재난지원금·친일파 등
민감한 이슈 잇따라 제기 논란
“장기 논의” 치고 빠지기 전술도
대장동 시선분산·지지율 노려

송기인 “李, 당의 정책 따라야”
진중권 “1일 1아수라… 막던져”
전문가 “중도층엔 역효과 날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10일 후보 선출 이후 음식점 허가 총량제와 주4일 근무제에 이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100만 원 노인 기본소득, 친일파 문제 등 연일 민감한 이슈를 제기하고 나섰다. 대장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에 쏠린 이목을 분산하고 답보 상태의 지지율 회복을 위한 이 후보 특유의 프레임 정치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가 2일 나온다. 다만 이슈를 제기한 뒤 “장기적으로 논의해야 할 과제”라며 치고 빠지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고, 편을 갈라 지지층 결집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 후보의 이 같은 대선 행보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멘토’이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후원회장이었던 송기인 신부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를 어떤 식으로 계승하고 혁신할지가 주목된다’는 질문에 “후보 자신이 민주당이 한 선택이 옳다, 그르다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민주당의 후보가 된 이상 민주당 정책을 제대로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1일) 광복회를 찾아 ‘친일 청산’ 이슈를 꺼내 들었다. 이 후보는 “일제에 부역한 인사들이 대한민국 주축으로 참여한 안타까운 역사가 아직도 대한민국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7월 1일 대선 출마 선언 뒤 찾은 경북 안동시에서 “대한민국은 친일 세력과 미 점령군의 합작으로 깨끗하게 출발하지 못했던 나라”라고 발언해 이념 논쟁에 불을 붙였던 이 후보가 또다시 ‘친일-반일’ 프레임을 내세웠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치권에서는 좌충우돌하는 듯하지만, 실제론 지지층 결집을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와 부동산감독원 설치 등 부동산 개혁 메시지는 서울을, 양육비 국가 대신 지급제는 여성을, 증세 없는 부분적 기본소득은 20대 청년층과 60대 이상 노령층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대장동 의혹으로 쏠려 있는 국민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막 던진다”면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를 1일 1실언이라고 하는데 요즘 이 후보를 1일 1아수라(큰 혼란)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대장동으로 검찰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이를 모면하려는 이슈 전환”이라며 “특히 친일-반일 프레임은 진영을 결집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