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참가자 경찰 고발 이어
구상권 청구 등 법적대응 검토

서울시가 지난 20일 불법 도심 집회를 강행한 민주노총에 대해 손해배상 및 구상권 청구 소송 등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민주노총 집회로 인한 코로나19 감염·확산 사례가 나타날 경우 민주노총을 상대로 민사상 법적 책임을 엄정하게 묻을 방침이다.

전날 시가 민주노총 집회 주최자 및 참가자 전원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데 이어 민사상 책임도 묻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집회 참가자 중 확진자가 나오는 것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을 통해 다른 시민들에게 감염·전파됐다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면 광범위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은 이번 집회로 인한 코로나19 환자 발생 여부를 파악할 방침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집회 참석자 중 확진자가 발생하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지침’에 따라 역학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도 집회 주동자 등에 대한 처벌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10·20 불법시위 수사본부’는 채증자료 분석을 통해 집회 참가자 10여 명을 상대로 출석을 요구했고, 내주 1차 소환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출석 요구 대상자에는 집회를 주도한 민주노총 지도부와 산별노조 간부급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진행 상황에 따라 출석 요구 대상이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이 내달 13일과 28일, 내년 1월까지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밝히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보수 단체·자영업자들의 시위는 철저하게 봉쇄하는 반면 민주노총 집회에 대해서는 소극적 대처로 일관하며 집회를 조장하고 있다”며 “집회 대응 방식의 차이가 민주노총으로 하여금 ‘우리는 봐 준다’는 인식을 갖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헌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공동대표는 “대통령 선거를 몇 개월 앞둔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지침을 어기면서까지 힘을 과시하려는 시도는 명백히 불법적·정치적 파업에 불과하고 민생은 내팽개친 것”이라며 “대통령조차도 법 위에 있지 않은데 민주노총은 사실상 법 위에 군림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