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명 사진 유효기간 1년 넘겨
실제 마주쳐도 식별 어려울 것
소재 파악 안되는 범죄자 14명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2278일(만 6년 2개월 23일)이 지난 사진이 올라와 식별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사진을 구하지 못한 경우도 있겠지만 유효기간이 한참 지난 사진, 부정확한 주소지 정보, 뒤늦은 업데이트 관리 등의 사례도 있어 ‘성범죄자 알림e’ 제도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양금희(국민의힘) 의원실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성범죄 신상정보공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8일 기준 신상정보공개가 된 성범죄자는 4032명이고, 이 중 소재지가 파악이 안 되는 주거불상자는 14명으로 집계됐다. 주거불상 상태인 성범죄자는 관할 경찰서와 지역 경찰청에서 소재 추적 중에 있다.

성범죄자의 신상을 알려주는 성범죄자 알림e에는 4032명의 이름, 나이, 거주지, 죄명을 비롯해 사진이 공개되는데 이 중 157명의 사진은 유효기간(1년)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성범죄자 알림e에 공개된 성범죄자는 매년 12월 31일까지 경찰서에 출석해 새 사진을 찍어야 하지만 이들은 최소 약 2년 전, 길게는 6년 전 촬영한 사진만이 공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소재를 감춰 경찰이 수배 중인 A 씨의 공개된 사진이 2015년 7월에 찍힌 사진으로 2278일이나 지났다. 체격이나 외모가 변했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범죄자를 실제 마주쳐도 알아보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월 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 사건’을 기점으로 정부는 성범죄자의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사건 한 달 후인 지난 9월 말에 출소한 성범죄자 B 씨와 C 씨의 사진은 각각 2019년 1월, 2017년 2월에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즉 유효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새로 사진을 촬영하지 않은 채 교정시설에서 출소한 것이다.

여가부가 지난 19일부터 ‘네이버 지도’를 도입한 ‘성범죄자 거주지 위치보기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는 등 ‘제2의 강윤성’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신상공개의 핵심인 사진에 대한 관리는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양 의원은 “10명도 넘는 성범죄 신상공개 대상자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최근 출소한 사람들의 신상정보도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등 여전히 범죄의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만큼, 실효성 있는 추가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