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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수여하는 최고 인권상
사솔리의장 “즉각 석방” 재촉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자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거론됐던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5·사진)가 유럽연합(EU)이 수여하는 최고 인권상인 ‘사하로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나발니는 푸틴 정권의 부패에 지치지 않고 맞서 왔고, 이로 인해 자유와 생명을 위협받았다. 이 상은 그의 엄청난 용기를 인정한다는 의미이며, EU는 그의 즉각적인 석방을 재차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1년 말 첫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이끌었던 나발니는 2013년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 출마해 득표율 2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지난해 8월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인 뒤 귀국 직후 체포돼 2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나발니가 조직한 단체 ‘반부패재단’은 트위터에서 “이 상은 가장 어두운 시대에도 진실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든 이에게 주는 상”이라며 환영했다.

나발니의 수상을 계기로 냉전 종식 이후 최악으로 치달은 유럽과 러시아 간 관계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이날 “수년간 러시아에서 민주적 가치를 지지하고 강력한 목소리를 내온 나발니의 중요한 역할이 인정받은 셈”이라며 푸틴 정권의 탄압에 대해 국제사회 차원의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앰네스티도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러시아에선 인권 수호 운동에 대한 보복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푸틴 정권은 나발니의 형기를 연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범죄 혐의를 추가하는 등 탄압을 지속하고 있다. 5만 유로(약 6852만 원) 상당의 상금은 오는 12월 15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릴 시상식에서 수여될 예정이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