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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대출’ 창구도 줄어들듯

금융당국이 아파트 잔금대출(집단대출) 중단 사태 방지를 위한 후속대책 마련에 들어갔지만 ‘은행 간 동맹’ 대출로 가닥을 잡으면서 실수요자와 은행권의 혼란이 심화하고 있다. 게다가 실수요자 입장에서 잔금을 치르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불리한 조건을 수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서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의 잔금대출 관련 태스크포스(TF) 출범에 따라 잔금대출 방안을 마련 시 ‘은행이 고객을 선택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날 첫 회의를 연 ‘수(受)분양자의 잔금대출 관련 입주사업장 점검 TF’는 구체적 대출계획 대신 모니터링 방안을 내놨다. 4분기 입주예정 단지 110곳의 잔금대출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은행끼리 수요 분산 가능성이 있을지 여부를 따져 보겠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는 이런 방침이 총량규제로 인해 잔금대출이 막힌 은행을 대신해 총량에 여력이 있는 은행이 대출해 주는 방향으로 흐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은행마다 대출 기준과 금리·한도·상환 기준이 모두 상이해 혼란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예컨대 A 은행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지만 A 은행이 총량규제에 막혀 잔금대출을 받지 못할 경우, 고객은 대출 여력이 있는 B 은행으로 옮겨갈 수 있다. 이 경우 A 은행에서 받던 유리한 조건은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잔금대출을 중단하지 않는 대신 심사를 강화한다는 당국의 방침으로 인해 한도가 줄어드는 등 대출이 빡빡해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TF는 “불요불급한 대출이 취급되지 않게 해달라”며 은행권에 깐깐한 여신심사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분양가 기준 잔금대출’이 거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도금 대출까지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 한도를 산출할 때 ‘분양가’를 기준으로 삼지만, 입주가 임박한 잔금대출에는 ‘KB시세’를 적용하기 때문에 대출 가능액이 늘어난다.

비대면 대출의 은행창구도 점차 좁아질 전망이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조이기의 일환으로 최근 대다수 비대면 상품의 신규 취급을 중단하고 있다. 전날부터 일부 대출 판매를 중단한 하나은행은 신용대출은 비대면 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 취급을 멈췄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