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과잉 수사’라고 말했다가 ‘조국수홍’(조국수호+홍준표)이라는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18일 “국민이 아니라고 하면 제 생각을 바꾸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조국 수사에 대한 제 평소 생각도 고집하지 않고 바꾸겠다”면서 “그게 민주주의이고 집단지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생각에 역행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16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첫 토론회에서 하태경 의원이 ‘조국 수사가 잘못된 것이냐’라고 묻자, “전 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다.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 수사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홍 의원은 당내에서 대선 경선 상대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견제하고 여권 지지층의 역선택을 노린 수라는 비난을 받았다.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선 ‘조국수홍’ 패러디물까지 나왔다.

홍 의원은 조국 사건 관련 발언을 비판한 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에게 화살을 돌렸다. 홍 의원은 하 의원이 2019년 12월 방송에 출연해 ‘법원은 이미 증거가 차고 넘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구속하지 않아도 유죄 입증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유튜브 영상을 링크하며 “얼마 전까지 조국 사건에 대해 이랬던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하 의원이 바른정당에 몸담았던 전력을 끄집어내 “당을 쪼개고 나갔을 때는 자유한국당을 해체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당시 바른정당 창당을 주도한 유승민 전 의원까지 싸잡아 “탄핵 당시 당을 쪼개고 나간 이번 경선 후보들은 꼭 하는 짓들이 2012년 12월 대선 때 이정희 씨를 연상시키는 행동만 한다”고 비난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