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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의·약 혁신, 건강한 삶 지킨다
K-글로벌 백신허브화 비전·전략

5년동안 2조2000억 원 투입
임상 승인기간 절반으로 축소
다기관 통합심사도 추진키로

mRNA 플랫폼 개발 정부지원
기초연구 인력 양성 체계 마련

美·英·獨·加·濠 등과 생산협력
WHO 기술이전 논의에도 참여
백신수출 무역보험 한도 2배로

정부가 ‘백신 주권’ 강화를 위해 백신을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3대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하고, 앞으로 5년간 2조2000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 시장 세계 5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요성이 커진 백신 국산화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정부는 산업계를 지원해 내년 상반기 국산 코로나19 백신 1호를 상용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종식되더라도 새로운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백신 주권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K-글로벌 백신허브화 비전 및 전략’을 내놓고 △국산 코로나19 백신 신속개발 △글로벌 생산협력 확대 △글로벌 백신 허브 기반 신속 구축을 3대 전략으로 집중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과 숙련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총 2조2000억 원을 투자한다.

국산 1호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 백신 개발사들도 지원한다. 현재 국내 7개 제약사가 백신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해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월 임상3상 시험계획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상태다. 임상 2상의 중간결과가 나오거나 임상 3상 시험계획이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면역원성·안전성, 성공 가능성을 고려해 선구매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더 많은 기업이 임상3상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도록 임상 승인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국가가 지정한 중앙임상시험심사위원회를 통해 다기관 통합심사도 추진한다. 임상에 참여할 대상자를 모집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홍보도 강화하고 참여자에 대한 지원정책도 함께 마련한다.

정부는 바이러스 벡터(전달체)·재조합 백신 플랫폼보다 개발 속도전에서 유리하고 생산설비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범정부적 차원에서 지원한다. 전담 사업단을 구성해 민간 컨소시엄도 뒷받침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제약사 3곳, 한국 제약바이오협회,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이 ‘K-mRNA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있다.

정부는 주요 선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생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외 영국, 독일, 캐나다, 호주 등과 협력을 강화해 국가 간 협력 파트너십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백신 원부자재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서는 한·미 간 수요·공급 기업 연계 등 협력을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백신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기업 간 접촉·협력을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 지질나노입자(LNP), 뉴클레오시드삼인산(NTP), 일회용백 등 원부자재는 수급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글로벌 백신 기술이전 허브 및 인력양성 허브 논의에도 참여한다.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도 협력해 개도국 생산거점 진출, 인력양성 등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글로벌 백신 허브 기반을 신속히 구축하기 위해서는 △생산역량 확충△ 차세대 백신 신속 개발 △국산 백신 글로벌 진출 △백신산업 생태계 조성 등 4가지 중점과제에 범정부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백신 생산 역량 확충을 위해서는 기업당 최대 30억 원을 지원한다. 백신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원부자재 자립화를 추진한다. 또 백신 개발 및 생산을 위한 핵심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해 세제 혜택을 강화하고 mRNA 등 차세대 백신 플랫폼 생산기반 구축 및 양산·품질관리 지원을 확대한다. 원부자재 기술 자급화도 지원한다. 국산 백신원료·생산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교 시험, 성능평가, 창업성장기술개발 등 상용화를 지원하고 연구개발(R&D)·소부장(소재·부품·장비)·스마트공장 등을 통해 패키지형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두 번째 과제인 차세대 백신 신속개발 지원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에 사용 가능한 다가·범용 백신, 신속제작 가능한 백신 플랫폼 확보와 더불어 고부가가치 백신, 민간기피백신(탄저백신 등)을 개발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면역 증강제 등 백신 기반기술과 기초·원천연구 강화도 추진한다. 정부는 전임상, 임상, 심사·허가, 제품화 등 차세대 백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빈틈없는 지원을 추진키로 했다. 일례로 코로나19 백신 신기술 특허출원의 경우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해 심사 기간을 13.7개월에서 2.4개월로 대폭 단축해 백신 개발기업의 빠른 권리 획득을 지원할 방침이다.

세 번째 과제인 국산 백신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백신 수출을 위한 무역보험 한도를 최대 2배까지 확대한다. 백신 수출 목적의 국내 생산설비투자에 대한 금융지원도 추진한다. 최적 기술보호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분쟁 위험 사전 진단 및 무효·회피 등 기업의 분쟁 대응 전략도 지원한다. 해외연구거점 구축도 추진한다.

마지막 과제인 백신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한국형 국립바이오전문인력양성센터(NIBRT), 백신실증지원센터(화순·안동) 등을 활용해 백신 특화 공정개발 인력을 양성한다. 바이오산업 경쟁력 강화, 고령사회·감염병 위기 근본적 대응을 위한 기초연구 인력, 의과학 인력, 규제과학 전문가 양성 지원체계도 마련한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