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6일 오전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수진(오른쪽) 최고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언론 관련 발언들을 모은 패널을 세워놓고 여당의 언론중재법 강행에 침묵하고 있는 문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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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對언론소송 70%가 ‘권력층’

국가기관·공적인물·공직자 등
일반인의 2배 넘게 제소하고
정작 승소율은 일반인보다 낮아

法통과땐 소송 걸어 혜택 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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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은 ‘가짜뉴스로 피해를 본 일반인을 구제하기 위한 법’이라는 입장이지만, 이 주장 자체가 오히려 가짜뉴스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간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온 원고 대다수가 고위 공직자 등 사회권력층이라는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의 통계가 나왔기 때문이다. 또 일반인의 승소율은 높은 반면 고위 공직자나 공적 인물은 상대적으로 승소율이 낮아, 이들이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의 핵심 수혜자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6일 언중위에 따르면 2019년 언론 관련 판결 236건 중 고위 공직자나 기업, 기타 기관·단체가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162건(68.6%)으로 일반인 74건(31.4%)의 두 배가 넘었다. 고위 공직자(41건·17.3%), 기업(30건·12.7%), 공적 인물(29건·12.3%)이 소송을 제기한 경우가 특히 많았다. 국가기관이나 기타 단체들도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다른 언론사가 15건(6.8%), 일반 단체 13건(5.5%), 지방자치단체 6건(2.5%), 국가기관 3건(1.3%), 종교단체 7건(3.0%) 등이었다. 앞서 민주당 미디어혁신특별위원장을 맡은 김용민 최고위원은 “(언론중재법은) 시민 구제법”이라고 강조했지만 실제론 ‘권력자 구제법’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입법 과정에서 현직 고위 공직자 및 선출직 공무원, 대기업 관련인 등은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청구 가능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였던 최순실 씨나 가족·친인척 등은 여전히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있다. 현직이 아닌 전직도 소송 청구가 가능해, 대통령도 퇴임한 뒤에는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해 악의적이라며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언론사의 ‘고의·중과실’을 추정하는 조항도 논란거리다. 언중위에 따르면 일반인의 경우 언론 상대 승소율(51.4%)이 높은 반면 고위 공직자(34.1%)와 공적 인물(44.8%)은 승소율이 낮았는데, 이들이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의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중재법은 일반인 구제가 아니라 권력층 보호법으로, 취지·목적·법 절차 등 모든 정당성을 상실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오히려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선 “언론중재법이 약화했다”며 재심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강행 처리를 비판한 조응천 민주당 의원을 겨냥해선 “탈당하라”는 항의도 이어졌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