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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베르디

1600년 초연‘에우리디체’본 뒤
훨씬 음악적인 오페라 작곡 확신
7년후 첫작품‘오르페오’막올려
관현악단 동원…기악 20곡 삽입
예술성과 대중성 갖춘 토대 마련

오페라와 뮤지컬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차이를 들자면 마이크를 쓰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그리고 음악과 춤, 연극 중에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는가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사실 두 장르의 차이를 쉽게 설명하기란 간단치 않다.

오페라로 불리기 위해선 두 가지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는 작품의 전체가 음악으로 작곡돼 있어야 한다. 모든 대사까지도 음악으로 표현돼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는 16세기 말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음악극의 흐름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눈치채셨듯이 최초의 오페라는 16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르네상스가 절정이던 16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가 귀족들과 예술가들은 ‘카메라타(camerata)’라고 불리는 방에 모여 고대 그리스의 비극을 복원해 재현해내고자 함께 연구했고 1597년 ‘다프네’란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를 최초의 오페라로 기록하지만 아쉽게도 악보는 유실돼 존재하지 않는다. 악보가 남아있는 최초의 오페라는 1600년 초연된 ‘에우리디체’란 작품이다. 하지만 이 또한 아마추어의 작품이고 그 불완전성으로 근대적 오페라의 시초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진정한 의미의 최초 오페라’는 ‘오페라의 아버지’라 불리는 몬테베르디(1567∼1643)가 1607년 작곡한 ‘오르페오’라 할 수 있다.

1600년 10월 6일, 만토바 공국의 궁정음악가 몬테베르디는 메디치가의 마리아 공주와 프랑스왕 앙리4세의 결혼식이 열리는 피렌체 공국의 피티궁전으로 향했다. 당시 몬테베르디가 몸담고 있던 만토바 공국과 피렌체 공국은 음악과 문화에 있어 라이벌 관계였다. 그런 피렌체에서 왕의 결혼식 축하연으로 오페라 ‘에우리디체’를 공연한다고 하니 몬테베르디는 두 눈과 귀로 직접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오페라의 막이 내렸을 때 몬테베르디의 눈은 번뜩였다. 자신이 피렌체의 오페라보다 훨씬 더 극적이고 음악적인 오페라를 작곡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에서였다. 그로부터 7년 뒤인 1607년, 만토바의 궁전에서 마침내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오르페오’의 막이 올랐다. 7년 전의 ‘에우리디체’와 내용은 같았지만 작품성에서는 완전히 격이 달랐다. ‘에우리디체’에서는 15명 내외의 소규모 악단이 전부였던 반면 ‘오르페오’에서 40명이 넘는 대규모의 관현악단이 동원됐다. 이는 기악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것인데, 오페라에 독립적인 기악곡 20여 곡을 삽입함으로써 성악과 기악의 조화로운 극적 표현을 이끌어냈다. 또 말하듯 노래(레치타티보)하는 부분과 노래하는 부분을 입체적으로 교차시켜 단조로움을 없앴으며 리토르넬로(주제 선율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것)를 사용해 곡 전체에 통일성을 부여했다. 이처럼 몬테베르디는 아마추어십으로 시작한 오페라를 정교한 예술성으로 다듬은 최초의 전문 오페라 작곡가이자, 고대 그리스 음악극의 복원이라는 오페라 본래의 경직된 취지에 대중성을 가미해 오페라가 미래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주인공이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오늘의 추천곡
- 오르페오

프롤로그와 5막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만토바 공국의 연례 카니발에서 공연하기 위해 작곡됐다. 대본은 알레산드로 스트리조가 썼으며 1607년 2월 24일 만토바 공국의 궁전에서 초연됐다. 사랑하는 아내 에우리디체가 뱀에 물려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오르페오가 아내를 구하러 지하세계로 향하는 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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