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의사봉 두드리는 이주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개최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기준금리 인상을 전격 결정한 뒤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 韓銀, 年 0.50 → 0.75%로… 2년 9개월 만에 첫 인상

이주열 “금융불균형 완화 첫발
한번 조치로 해소되는 것 아냐”
11월 추가 금리인상 여지남겨

올해 성장률 전망 4.0% 유지

한국은행이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폭등 등 금융시장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2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이로써 지난해 5월 연 0.50%로 떨어졌던 ‘사상 최저 초저금리 시대’가 종료됐다. 향후 1~2차례 추가 인상이 진행될 경우 금리 상승기에 본격 진입할 수 있어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8월 기준금리를 현행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기준금리 변동은 지난해 5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2018년 11월(1.50%→1.75%)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금리 동결 기간이 가장 길었던 시기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18개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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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서 “세계 경제와 국내 경제가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이 금리 인상의 중요한 배경이 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 한은은 올해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당초 1.8%에서 2.1%로 높였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치(2.0%)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반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연초에 내놨던 4.0%를 유지했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 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혀 추가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겼다. 11월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 인상이 가계대출이나 주택가격 오름세를 둔화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통화정책과 정부의 정책이 효과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융시장은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소폭 하락세를 보였지만 금리 인상 재료가 이미 시장 금리에 반영된 상황이어서 변동 폭이 크지는 않았다. 코스피는 오전 11시 30분 현재 전날 대비 10.32(0.33%) 하락한 3135.21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0.3원 내린 1167.80원을 기록 중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급증하는 가계부채가 부담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강력한 대출 규제 정책은 여러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과의 정책 조율을 통해 완화하거나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대환·송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