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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일 신규 마통 4923개
8월13~18일 4933개 맞먹어
대출 중단 공포 커지자 급증

정부, 보험사 대출제한 요청
카뱅에도 한도 낮추라 요구

정부가 가계부채를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은행권뿐만 아니라 보험사·인터넷은행에도 대출 옥죄기에 나서자 마이너스 통장 개설이 급증하는 등 시장이 혼돈에 빠지고 있다. 넘쳐나는 유동성에 가계대출이 매 분기 역대 최고를 갱신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경착륙’ 대응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협회는 금융감독원이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으로 제한하라고 요청한 데 따라 전날 주요 보험사 임원들을 소집해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보험사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60%로 시중은행의 40%보다 더 높아 대출을 상대적으로 더 받을 수 있었다. 보험사들은 대출 서류 심사를 강화하거나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법으로 대출 수요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신금융협회도 지난주 금감원의 구두지도를 받았지만, 카드사는 비교적 신용대출 비중이 크지 않아 아직은 내부 협의 중인 상태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은행권에서 막힌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를 막으려는 시도다. 실제 최근 제2금융권의 대출은 빠르게 늘어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역농협 등 비(非)은행권 가계대출은 338조5000억 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2.8% 늘었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1.4%)의 2배에 이른다. 여기에 제2금융권은 아니지만 인터넷은행도 당국의 관리대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당국은 최근 카카오뱅크에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의 100% 수준으로 낮추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은행 특성상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다르게 적용되긴 하지만, 카카오뱅크 가계대출 잔액이 23조1000억 원에 이르는 등 지난해 말 대비 13.8% 늘어나자 규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대출 절벽’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실수요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마이너스 통장 개설이 급증하는 등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일과 23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신규 개설된 마이너스 통장은 4923개로 집계됐다.

당국의 본격적인 대출 제한 규제가 나오기 전인 8월 13~18일 4933개와 맞먹는 규모다. 신용대출 규모의 경우 13일 140조1946억 원에서 18일 140조2438억 원으로 492억 원 증가했던 것이, 23일에는 140조4097억 원(18일 대비 1659억 원 증가)을 기록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송유근·정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