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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작물 63% ‘흉작’ 상태
재고량 2013년 이후 ‘최저’
콩 53%·옥수수는 47% 올라

미국의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아이오와주 등 미국 북부의 주요 곡물 생산지역을 강타한 극심한 가뭄이 원인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또 다른 지역에서는 홍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결국 기후변화가 이번 곡물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농무부 등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재배되는 밀 등 주요 작물의 63%가 흉작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극심한 가뭄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가뭄 모니터는 곡물 생산량이 많은 북부의 노스다코타·사우스다코타·미네소타·아이오와·네브래스카주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국립해양대기청은 노스다코타·미네소타주의 경우 토양 수분이 사상 최저치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밀·옥수수 등 주요 작물의 생산량이 줄고 있다. 미 농무부는 최근 월간 수급보고서에서 밀, 옥수수, 콩의 재고량을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집계했다. 가격도 뛰고 있다. 올해 들어 밀 가격은 12%, 옥수수 가격은 11%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8월과 비교했을 때는 밀의 부셸(약 27.2㎏)당 선물 가격은 58.3%, 콩 가격은 53.3%, 옥수수 가격은 47.2% 급등했다. WSJ는 “최근 농가들의 타격이 심각한 상황으로,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농장 문을 열 수 없었고 올해는 가뭄으로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미국뿐만 아니다. 러시아와 브라질 등도 가뭄으로 작물 생산량이 줄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한 농업연구기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자국 밀재배 지역의 토양 수분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요 곡물 생산국들의 작물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며, 지난 7월 국제곡물이사회(IGC)는 2021~2022년 시즌 전 세계 곡물 수확량 전망치를 지난 6월에 비해 600만t 줄어든 22억9500만t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런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은 여전하다. 미국 테네시주에는 지난 20일부터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40명이 실종됐다.

CNN에 따르면 올여름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번진 9건의 대형 산불로 최근까지 대피 지시를 받은 주민은 4만2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