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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銀 대우건설 매각 관련
위법행위 여부 살펴봐달라”
시민단체들 공익감사 청구
“경쟁입찰 원칙에 위배되고
2000억 국고손실” 주장도

배터리업체 CB매매 잡음
HMM 사태 ‘뒷짐’ 비판도

‘이동걸 회장식 기업 구조조정’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KDB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들은 이동걸(사진) 산은 회장에게 2000억 원의 국고 손실을 끼친 배임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여러 현안에도 이 회장의 경영 스타일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25일에는 국적선사인 HMM 파업사태에 최대주주인 산은이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인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는 전날 “산은의 대우건설 지분 매각 시도와 관련해 위법행위 여부를 살펴봐 달라”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산은이 국가계약법 적용을 받지 않는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KDBI)가 대우건설 주식을 매각했다는 핑계로 매각 대금을 2000억 원 낮췄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우건설 지분 매각 시도 과정에서 △경쟁입찰 절차 위배 △낙찰가격과 낙찰자 결정의 위법 △2000억 원의 국고 손실이 예상되는 배임 행위 등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산은이 수행하는 구조조정 업무를 단순 지원하는 업무 위임기관에 불과한 KDBI를 독립적인 투자 목적회사로 간주하는 것은 회사 설립 목적이나 산은 자금 활용 목적 적절성 등에 비춰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적자금으로 취득한 국가 재산을 일개 위임기관인 KDBI가 독자적으로 매각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는 게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특히, 참여연대는 “이번 수의계약은 산은이 선택한 일부 인수 희망자들과의 사전 교감하에 인수조건을 협의했고, 이들의 요구에 따라 입찰공고 절차를 빠뜨려 경쟁입찰이라는 원칙의 전제조건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입찰 완료 후 입찰자들에게 가격 정정을 허용해 중흥건설에 가격 조정 기회(2조3000억 원→2조1000억 원)를 줘 국가에 2000억 원의 손실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이들을 제대로 관리·단속하지 못한 이 회장에게 2000억 원의 국고 손실에 대한 배임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산은은 상장을 앞둔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전문업체 더블유씨피(WCP)의 800억 원 전환사채(CB) 매매를 놓고도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조합 측이 산은과 CB 인수계약을 맺었지만, 돌연 이 CB의 우선매수권을 가진 WCP가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하면서 계약이 무산될 상황이다. 조합 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산은의 CB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인용 처분을 받은 상태다. 파업사태를 맞은 HMM에 대해서도 산은이 뒷짐을 지고 있어 국내 해운산업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과거 한진해운을 파산시켜 해운산업 위기를 불러왔다는 비판이 데자뷔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HMM CB 권리를 행사해 2조4000억 원 가까운 시세차익을 거둬놓고 정작 국내 해운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사태에는 손을 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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