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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의장의 인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인맥은 정보기술(IT)·게임 기업이 밀집한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서도 ‘인싸(인사이더)’로 손꼽힌다. 서울대 산업공학과 ‘86학번’인 김 의장은 서울대 대학원에서 산업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1992년 삼성SDS에 입사했다.

한게임 창업자인 김 의장은 삼성SDS에서 창업 동지인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만났다.

1997년 남궁 대표가 삼성SDS 유니텔에 입사할 당시 김 의장은 책임연구원으로 근무 중이었다. 이듬해 창업 바람이 불어 김 의장은 회사를 떠나 게임사 창업을 꿈꾸며 PC방을 차리고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남궁 대표도 창업을 고민하며 무작정 회사를 나왔는데, 김 의장이 남궁 대표에게 “PC방에 놀러 오라”고 러브콜을 보내면서 두 사람이 동고동락하며 새로운 꿈을 그려갔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남궁 대표는 한게임 커뮤니케이션사업부장은 물론, 한게임이 네이버와 합병한 NHN에서도 인도네시아 법인총괄, 한국게임 총괄, NHN USA 대표, CJ E&M(현 넷마블게임즈) 대표 등을 지냈다. 그는 2013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끝으로 게임업계를 떠났다가 2015년 7월 엔진 대표로 복귀했고 카카오가 엔진을 인수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다시 이어졌다. 게임업계에서 지명도가 있는 정욱 넵튠 대표도 한게임 인맥으로 거론된다. 남궁 대표와 동갑인 정 대표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한게임을 이끈 뒤 2012년 1월 모바일 게임회사 넵튠을 창업했다.

이 밖에 이정웅 선데이토즈 창업자, 이길형 위메이드맥스 공동대표 등도 한게임 출신으로 게임업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 바 있다.

현재 카카오를 이끄는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NHN에서 김 의장과 인연을 맺은 사이다. 여 대표는 2000년 NHN에 입사했고 2009년까지 9년 동안 네이버 검색사업부장, 이비즈 본부장 등을 지내며 네이버 검색광고사업을 이끌었다. 조 대표는 1999년 프리챌 디자인센터장을 거쳐 2003년부터 NHN에 합류해 디자인총괄을 맡았다. 김 의장과는 4년간 NHN에서 호흡을 맞췄다.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 역시 NHN에서 김 의장과 연을 맺었다.

김 의장과 평생의 ‘라이벌’로 맞붙게 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의 인연도 특별하다. 김 의장은 네이버 창업자인 이 GIO(컴퓨터공학과)와는 서울대 공대 동기이자, 삼성SDS 입사 동기다. 두 사람은 2000년 각자 이끌고 있던 한게임과 네이버컴을 합치는 중대 결정을 내린 뒤 NHN을 설립, 공동대표가 됐다. 한솥밥을 먹던 두 사람은 2007년 김 의장이 NHN을 나와 카카오를 창업하면서부터 IT업계에서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