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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막스 브루흐

아홉살 때부터 이미 작곡 시작
스무살에는 음악대학서 강의도

2년간 혼신 다해 협주곡 완성
1866년 초연… 기대 이하 반응
악보 수정 뒤 유럽전역서 명성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란 한 개의 작품만 큰 흥행을 거둔 아티스트를 일컫는 말이다. 물론 클래식 음악에도 이 수식이 붙는 작곡가들이 있다. 우선 성악 쪽에는 그 유명한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작곡한 피에트로 마스카니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기악 쪽에선 ‘바이올린 협주곡 1번 Op. 26’이란 마스터피스를 남긴 막스 브루흐(1838~1920)가 원 히트 원더로 불린다. 영국 ‘클래식 FM’이 청취자 투표로 선정하는 ‘명예의 전당’에서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 1996년부터 2000년까지 5년간이나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걸 보면 그 인기를 짐작하시리라.

브루흐는 1838년 독일 쾰른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 소프라노였던 어머니로부터 피아노를 배워 9세에 이미 작곡을 하기 시작했다. 14세에는 교향곡과 현악4중주를 작곡하며 천재성을 드러내 모차르트 협회에서 주는 장학금을 4년간이나 받게 된다. 1858년에는 겨우 20세의 나이로 쾰른 음대에서 작곡과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기 시작했고 이때 본인의 첫 오페라인 ‘해학과 책략과 복수(Scherz, List und Rache)’를 발표했으며 1863년에는 3막짜리 두 번째 오페라 ‘로렐라이(Die Loreley)’를 완성해 같은 해 만하임에서 초연했다. 1864년 어느 날, 브루흐는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요제프 요아힘의 연주를 보게 되고 이에 크게 경도된다. 이때 받은 영감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요아힘을 위한 바이올린 작품을 쓰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2년간 혼신을 다해 완성한 작품은 1866년 자신의 지휘 아래 오토 폰 쾨니히 슬뢰프의 바이올린 독주로 초연됐다. 하지만 결과는 그의 기대만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브루흐는 바이올린의 대가 요아힘을 직접 찾아가 바이올린의 특성과 작품에 관한 조언을 구했고 그를 바탕으로 악보를 전면 수정했다.

그렇게 수정된 개정판은 1868년 브레멘에서 카를 마르틴 라인탈러의 지휘와 요아힘의 바이올린 협연으로 초연됐고 대성공을 거두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이 성공은 브루흐가 존더스하우젠의 궁정악단 지휘자에서 베를린 음악원의 교수로 자리를 옮기게 되는 발판이 됐고, 전 유럽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도 됐다.

82세를 일기로 눈을 감기까지 브루흐는 당대 최고의 이름난 음악가였다. 베를린 음악원의 저명한 교수였고 합창음악의 대가였으며 리버풀 필하모닉의 지휘자를 지내며 영국과 독일을 종횡무진 하는 작곡가이자 지휘자였다. 사실 브루흐는 엄밀한 의미의 원 히트 원더는 아니다. 그는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외에도 첼로와 관현악을 위한 환상곡 형식의 ‘콜 니드라이(Kol Nidrei, Op.47)’나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스코틀랜드 환상곡(Scottish Fantasy Op. 46)’ 같은 명곡들, 그 외에도 20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그럼에도 원 히트 원더로 불리는 이유는 뭘까? 그건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 그의 다른 명작들의 빛조차도 가려버리는 명작 중의 명작인 까닭이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오늘의 추천곡
- 바이올린 협주곡 1번 Op. 26

독일 후기 낭만음악을 대표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브루흐가 남긴 세 개의 바이올린 협주곡 중 첫 번째 협주곡이다.

2악장 - 아다지오 : 이 작품의 중심이 되는 악장으로 독일 낭만음악의 정수를 과시한다. 차분한 선율이 오케스트라에 의해 연주되고 독주 바이올린은 처연하게 유영한다.

3악장 - 알레그로 에네르지코 : 행진곡풍의 화려하고 열정적인 악장이다. 집시음악의 색채를 띠는 독주바이올린이 제1주제를 제시하고 이어 오케스트라가 드라마틱한 제2주제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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