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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내부 권력다툼서 승리
NYT “국제기구 지원 받느니
머리를 잘라버려야 한다 발언”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 탈레반이 파죽지세로 주요 거점 도시를 점령하는 가운데 이들을 이끄는 지도자인 히바툴라 아쿤드자다(사진)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12일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의 어원인 ‘학생(탈리브)’을 이끈다는 의미로 ‘물라(스승)’라고 불리는 그는 탈레반의 3대 지도자로 1961년생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 코로나19 여파로 그가 사망했다는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의 보도가 나왔지만 탈레반 측은 이를 부인했다.

아쿤드자다가 탈레반 지도자로 등극한 건 2016년 5월이다. 2대 지도자였던 물라 아크타르 만수르가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뒤 내부 권력 다툼에서 승리했다.

만수르와 아쿤드자다의 성향은 매우 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자금력을 중시하고 스포트라이트를 즐기며 즉흥적이었던 만수르와 달리 아쿤드자다는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본인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적다.

뉴욕타임스(NYT)는 “만수르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협상을 앞두고 휴대전화를 끄고 돌연 잠적하는 등 예측이 어려웠다”면서 “반면 아쿤드자다는 교육과 원칙을 중시하며 전면에 나서는 것을 피하고 탈레반 내 통합을 우선시한다”고 보도했다. NYT는 또 아쿤드자다가 “국제구호기구가 제공하는 지원 따위를 받으면 머리를 잘라버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설명했다.

아쿤드자다의 강단 있는 성격을 알려주는 일화도 있다. 그가 자신을 피살하려고 총을 든 이를 조용히 노려봤다는 것이다. 아쿤드자다의 제자였던 인물은 2016년 NYT에 “아쿤드자다의 수업 도중 한 명이 벌떡 일어나 총을 들었다”며 “총구를 아쿤드자다를 향해 겨눴지만 총이 불발됐고 당황한 그를 아쿤드자다는 조용히 노려봤다”고 말했다. NYT는 “아쿤드자다는 탈레반의 종교 법정에서 판사 역할도 했던 인물로 파이터보다는 학자에 가까운 미스터리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