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올림픽] 전웅태 ‘동메달’ (도쿄=연합뉴스) 7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근대5종 레이저런 경기에서 한국 전웅태가 동메달을 획득하고 있다. 2021.8.7

한국 근대5종이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발자취를 남겼던 장소인 일본 도쿄에서 57년 만에 첫 메달의 감격을 누렸다.

7일 도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개인전에서 전웅태(광주광역시청)가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근대5종은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입상 기록을 남겼다.

1912년 스톡홀름 대회부터 열린 올림픽 근대5종에 한국이 출전한 건 1964년 도쿄올림픽부터다.

당시엔 국내에 근대5종이라는 종목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때였다. 근대5종을 구성하는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을 각각 떼어놓고 봐도 흔치 않던 시절, 이 5가지를 모두 해서 올림픽에 나가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승마 선수였던 최귀승 대한근대5종연맹 및 국제근대5종연맹(UIPM) 전 부회장이 이렇다 할 경기 단체나 대표팀 없이 출전한 게 시작이었다. 그 대회에서 최 전 부회장은 37명 중 최하위에 자리했다.

출전 자체로 기록을 남긴 도쿄 대회 이후 20년 동안 한국은 다시 올림픽 근대5종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1988 서울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기틀을 잡아갔다.

1982년 펜싱을 비롯한 다른 종목 출신의 소수의 선수로 ‘1호 대표팀’이 구성되고, ‘대한근대5종바이아드론연맹’이라는 이름으로 경기 단체도 생기며 역사가 시작됐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를 통해 올림픽에도 복귀했다.

서울올림픽을 비롯해 이후 대회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올림픽 무대에 나섰으나 ‘10위’의 벽조차 높았다.

1988년 서울 대회 때 김명건이 12위,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김미섭이 11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선전했지만, 여전한 ‘변방’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청소년 대회를 중심으로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등장하고 육상과 사격의 복합 경기가 도입된 것을 계기로 한국 근대5종도 ‘월드 클래스’ 대열에 들기 시작했다.

2009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개인(안지훈), 단체전 금메달이 나왔고, 2011년엔 이춘헌이 세계적인 선수들이 경쟁하는 UIPM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 최초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5년엔 정진화, 이우진, 전웅태가 성인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합작했고, 2017년엔 정진화가 첫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정상급 성과를 쌓아 나갔다.

이런 가운데서도 올림픽에선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정진화가 애틀랜타의 김미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11위에 오른 게 여전히 최고 순위일 정도로 시상대에 서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 도쿄에선 달랐다.

대회 전부터 메달 후보로 줄곧 거론돼 온 전웅태가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비롯해 국제무대 경험을 이번에는 유감없이 발휘하며 한국 근대5종의 올림픽 데뷔 무대였던 도쿄에서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역사를 써냈다.

<연합뉴스>

이미지 크게보기 1964년 도쿄올림픽 당시 한국을 대표해 올림픽 근대5종에 처음 출전한 최귀승 [대한근대5종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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