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여서정(수원시청·오른쪽)이 지난 1일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 연습을 마치자마자, 민아영 코치가 연습장면을 촬영한 스마트폰을 건네고 있다. KBS 중계화면 캡처

도쿄올림픽 스마트폰이 ‘대세’
편집기능·해상도 갈수록 향상

도마결선 훈련 촬영한 여서정
곧바로 현장서 영상보고 분석

도쿄 = 허종호 기자, 정세영 기자

스마트폰 해상도가 향상되면서 선명하고 깔끔한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고, 다양한 편집기능까지 갖춰져 선수들은 도쿄올림픽에서 스마트폰을 전력 분석 및 단점 보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1일 여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여서정(19·수원시청)이 결선에 앞서 연습하자 민아영 코치가 여서정의 연습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여서정이 연습을 마치자 민 코치는 여서정에게 연습장면을 촬영한 스마트폰을 건넸고 여서정은 자신의 연기 동영상을 유심히 살피면서 결선에 대비했다.

당시 KBS TV 중계방송 해설을 담당한 여서정의 부친 여홍철 경희대 교수는 이 장면을 보면서 “지금 민아영 코치가 옆에서 핸드폰으로 (연습장면을) 찍어서 동영상을 보여주거든요. (여서정에게) 네가 (영상을) 보고 이런 이런 문제점을 직접 파악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는 게 스마트폰의 가장 큰 장점. 코치가 이런저런 지적을 하는 것보단 본인이 직접 본인의 영상을 보면 훨씬 빠르게 자신의 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 1996 애틀랜타올림픽 남자 도마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여 교수는 “우리 땐 저런 핸드폰이 없었기 때문에 경기가 다 끝나고 비디오로 촬영한 걸 봤다”고 덧붙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야구대표팀 개인 스마트폰에 상대 팀 영상 등 전력 분석 자료를 담은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KBO는 이를 위해 이번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이스라엘 대표팀 소속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영상을 구매, 선수단에 제공했다. 내야수 최주환(SSG)은 “스마트폰과 앱은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상대 팀 전력 분석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귀띔했다.

4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양궁대표팀도 최첨단 스마트폰을 활용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사를 맡은 현대차그룹의 인공지능(AI) 전문조직 에어스(AIRS) 컴퍼니는 AI 딥러닝 비전 기술을 대표팀에 제공했다. AI는 선수들의 동작 이미지를 추출해 훈련 영상을 더욱 쉽게 분석할 수 있게 자동 편집한다. 대표팀은 AI가 분석한 영상을 개인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담아 수시로 살펴봤다.

경기장 곳곳에서 각국 대표팀이 스마트폰으로 경기, 훈련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특히 체조, 다이빙 등 자세와 연결 동작이 가장 중요한 종목에서 쉴 새 없이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가 선수들을 향하고 있다.

예전엔 코칭스태프가 휴대전화는 집중력에 방해가 된다면서 사용은 물론 휴대까지 금지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수와 함께 스마트폰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출전한 약 1만7000명의 선수를 위해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21의 올림픽 버전인 ‘갤럭시S21 도쿄올림픽 에디션’과 무선 이어폰, 케이스, 펜 등을 증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