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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평가여론 부정 > 긍정
불법이민 문제 등 성과 못낸탓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아시아계·여성 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정권 2인자로 화려하게 데뷔한 카멀라 해리스(56·사진) 부통령의 위상이 취임 반년 만에 추락했다. 불법 이민 문제나 투표권법 등 정치적 견해차가 첨예한 현안 대응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그에 대한 부정 여론이 긍정 여론을 앞섰다. 특히 야당인 공화당 지지자들의 반감이 극심했는데, ‘통합’을 기치로 내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역설적이게도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사회의 ‘분열’을 상징하는 인물이 된 셈이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모닝컨설트와 폴리티코가 지난 16~18일 등록된 유권자 1997명을 대상으로 시행해 21일 공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포인트) 결과 응답자 중 47%가 해리스 부통령이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긍정적 반응을 보인 비율은 45%였다. 지난 6월 같은 조사에선 부정·긍정 여론이 똑같이 46%를 보였는데, 한 달 만에 부정 여론이 긍정 여론을 앞지른 것이다.

특히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남성들보다 여성들에게서 더 인기가 없었다. 남성 응답자 중 48%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견해를 보인 반면, 여성 중에선 43%만이 그를 호의적으로 바라봤다. 지지율은 특히 정치 성향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는데, 공화당원 중 단 6%가 그를 지지한 반면 민주당원은 85%가 우호적이었다.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도 여성의 지지율은 3%로, 11%를 보인 남성보다도 낮았다. 45세 이상에서 호감률은 41% 정도에 불과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이민 문제 해결을 전담하게 된 해리스 부통령은 6월 초 중남미 순방에 나섰으나 이민자들을 향해 “오지 말라”는 발언만 반복했고, 같은 달 말 남부 국경지대를 방문하는 과정에서도 이렇다 할 정책을 내놓지 못해 비판을 받았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