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도움 없이 두 아이 잘 키워낼 수 있었을까?…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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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정정자 여사에게

엄마라는 단어. 두 아이를 키우면서 더욱더 크게 느껴지는 단어! 첫째는 벌써 다 커 직업군인의 길로, 둘째는 이제 초등학교 2학년. 코로나19라는 ‘멘붕’ 같은 상황과 더위와 갑작스러운 폭우의 반복에 심신이 지치지만, 그래도 항상 가까이 계셔서 더욱더 그 고마움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 감사하고 고맙고 사랑합니다. 제가 50대에 가까워질수록 엄마는 70대를 훌쩍 넘기시고….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몸이 불었다고 다이어트까지 하시는 걸 보면 ‘나도 엄마처럼 저렇게 살 수 있을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보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최근 동생이 밀접접촉자가 돼 2주 가까이 집에 와 있는데, 그걸로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볼 때 더욱더 엄마께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마음과 행동은 또 다른가 봅니다.

1998년 4월 어느 날 결혼을 한 이후로 지금까지 24년 가까이 엄마 곁을 떠나 있지만, 떠난 것 같지 않게 가까이 살면서 엄마의 소중함을 한 번이라도 잊어 본 적이 없어요. 직업군인의 길을 간 된 외손자인 첫째를 어쩌면 엄마인 나보다도 더 걱정하고 항상 기도해 주시는 엄마. 코로나19로 학교도 못 가고 있는 이제 초등학교 2학년생 둘째까지…. 엄마의 도움이 없었으면 아이들을 이렇게 잘 키워낼 수 있었을지…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하기까지 합니다.

동생도 결혼한 지 10년이 넘어 잘살고 있고 엄마와 아빠도 건강하게 지내시는 모습을 보면 다른 뭐가 더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가끔 온 가족이 모여 함께 밥을 먹고, 아이들끼리 즐겁게 지내는 걸 보면 다른 그 어떤 것보다도 이게 가장 큰 행복이고 즐거움으로 느껴집니다.

엄마의 20대부터 40대까지의 삶은 어땠을까요? 나의 20대에서 40대까지는 취업, 결혼 그리고 출산과 육아 등을 엄마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했기에 덜 힘들었는데, 나와 같은 나이대 엄마의 삶은 어땠을까요. 어릴 적 그 시절 엄마의 모습을 떠올려 보면 참으로 미안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등학교 이후부터 남매를 출가시키고 지금까지도 엄마가 얼마나 가족을 위해 고민하고 고생했는지 누구보다 저는 잘 알고 있어요. 아마 우리 남매가 이렇게 잘 큰 것도 엄마가 없었다면 이뤄질 수 없었을지도 몰라요.

요즘은 다들 같이 늙어간다고 하는데…. 최근 들어 보는 엄마의 삶엔 또 다른 행복이 있는 것 같아 좋아요. 가끔 찾아오는 친손자·손녀들을 위해 부엌에서 무언가를 준비하는 엄마를 보면 왠지 모를 미소까지 짓게 돼요.

엄마 우리 몸도, 마음도 더 가까이 즐겁게 살아봅시다! 사랑합니다.

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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