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김춘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 위원장은 1988년 8월 국회 입법조사국(현재 입법조사처)을 시작으로 30년 넘는 국회 공무원 생활 중 10년 이상 재정 업무를 맡아 ‘재정통’·‘예산브레인’으로 불렸다.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과 예산정책처장 등 재정 업무를 두루 거쳤고, 2012년에 쓴 ‘국가재정 이론과 실제’는 출판된 직후부터 국회의원과 보좌관, 기획재정부 공무원 및 고시를 준비하는 청년들의 필독서가 됐다. 그는 2014년 개정판에 이어 2018년 전면개정판을 냈다. 재정학 책이 인기가 없는 현실에서 국회 재정학 관련 책이 개정판을 내기란 쉽지 않은데, 그만큼 책을 찾는 이가 많았다는 방증이다. 국회 업무 중에도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김 위원장의 성실함이 만들어낸 성과였고 그 또한 새로운 내용으로 보답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1년 예산 타당성과 적정성을 분석하는 예산 업무를 맡으며 꼼꼼한 성격으로 후배 직원들을 교육하기로 유명했다. 직원들은 보고서를 몇 번을 확인하고 제출해도 그 앞에서 혼나기 일쑤였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국민 세금을 다루는 예산 업무에서 깐깐하지 않을 수 없고, 그래야 사고도 안 난다”며 “예산 업무는 사고가 나면 사표를 쓸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력 중 남다른 것은 한센병 환자를 치료하는 국립소록도병원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교도소·병원·군부대·장애인시설을 정기적으로 살피는 봉사활동을 한 점이다. 그 또한 허리를 크게 다쳐 중학교를 1년 쉰 채 온종일 누워서 지낸 적이 있다. 이런 경험과 이력 때문인지 김 위원장은 공직을 마치고 나온 후에 대학과 사감위에서 ‘봉사’를 중심에 두고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