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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닷새간 중앙아시아行
탈레반 “中은 친구” 대화 의사

왕이(王毅·사진) 중국 외교부장이 중앙아시아 3국을 방문하면서 미군 철수가 임박한 아프가니스탄과 주변 국가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중국 전문가들은 조정자 역할을 강조하며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의 당면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미국·러시아 등이 모두 실패한 ‘강대국의 무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중국의 개입에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12일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3개국 외무장관 초청으로 이들 국가를 잇달아 방문한다. 왕 부장은 이 기간 상하이협력기구(SCO) 이사회와 SCO-아프가니스탄 연락팀 외무장관회의, 기타 고위급회의 등에 참석한다. 2001년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설립된 SCO는 중·러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이 회원국으로, 아프가니스탄, 몽골, 이란, 벨라루스 등은 옵서버로 참여한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회의는 미군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철수에 대처하고 평화와 화해 과정을 공동 진전시키며 분리주의, 극단주의, 테러리즘 등과 싸우기 위한 힘을 키우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미군이 철수하는 아프가니스탄 및 인근 지역에서 중국이 새 조정자로 부상할 기회를 잡았다고 분석했다. 치엔펑(錢峰) 칭화(淸華)대 국가전략연구소장은 “미군의 무책임한 철수는 아프가니스탄의 안보 위협을 초래했다”며 “역내 국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다자간 틀을 조율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양진(楊進) 중국 사회과학원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위원은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이 중국을 ‘친구’로 부르며 대화 의사를 밝혔는데 중국을 중재자 혹은 지역 내 안보 보장자로 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엘리자베스 위시닉 미 몽클레어대 교수는 “역내 이권 다툼 때문에 제대로 된 중재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