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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가 초청한 82세 할머니
우주비행 꿈 60년만에 이루게돼

블루 오리진의 제프 베이조스 CEO가 오는 20일 예정된 우주여행의 파트너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우주비행사가 되지 못했던 월리 펑크(82)를 명예 승객으로 초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우주 개척 분야에서 유리천장을 깨온 여성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주여행을 한 여성은 65명으로, 세계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는 1963년 6월 16일 보스토크 6호를 타고 우주로 떠난 발렌티나 테레시코바다. 구소련의 군인이었던 그는 우주비행이 여성의 생리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70시간 50분 동안 지구를 48바퀴 돈 뒤 무사 귀환했다. 이는 당시 미국 남성 우주인들의 우주 비행기록을 합친 것보다도 긴 비행시간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는 1983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에 탑승한 물리학자 샐리 라이드다. 그는 1987년 동료 우주비행사 스티븐 홀리와 이혼한 뒤 어릴 적 만났던 여자친구와 평생을 해로했다는 사실이 사후에 알려져 ‘세계 최초의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우주비행사’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세계 최초 흑인 여성 우주비행사는 1992년 인데버 우주왕복선에 탑승해 8일간 임무를 수행한 미국인 메이 제미슨으로, 그는 TV 시리즈 ‘스타트렉’의 등장인물 우후라를 보며 우주인의 꿈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으로선 최초로 우주왕복선을 조종한 이는 1995년 2월 8일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탑승해 우주비행 조종을 한 아일린 콜린스다. 그는 자신의 세 번째 우주비행이자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우주왕복선 선장을 맡았던 1999년 7월 컬럼비아호 비행 당시 전기 결함으로 닥친 위기 상황을 무사히 극복해 역량을 인정받았다. 한국인 중에서는 과학자 이소연 씨가 2008년 최초로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지구 궤도를 돌며 10일간 우주에 머물렀다.

오는 20일에는 1960년대 초 나사의 우주비행사 시험을 1등으로 통과했지만 성차별로 우주비행사가 되지 못했던 펑크가 ‘뉴 셰퍼드’를 타고 우주로 간다. 펑크는 우주여행에 나선 최고령자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미국 최초의 유인위성 발사 계획 ‘머큐리 계획’의 우주비행사 시험을 통과한 13명의 여성 중 한 명인 그는 “그들은 ‘넌 여자니까 못 가’라고 말했지만 나는 ‘아무도 해보지 못한 일을 하는 게 좋아’라고 했다”며 60년 만에 꿈을 이루는 소회를 밝혔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