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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인물

1. 다음 달 초 사의 전망 최재형 감사원장

야권의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의 거취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초 대통령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사의를 표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여권에서는 감사원장 임기를 마치지 않은 것을 두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고, 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의 사정기관 출신으로, 문 정부에 맞서는 야권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4일 리얼미터의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 최 원장은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거나 감사원장직을 던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3.6%의 지지율을 얻었다. 지난 조사(1.5%)보다 배 이상으로 상승한 것으로, 이는 전체 6위이자 야권 후보 중에서는 윤 전 총장과 홍준표 의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야권에서는 현직에서 물러나는 시점에 인지도 및 지지율 급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엿보인다. 청렴하고 강직한 최 원장이 ‘X파일’ 등 신상 관련 의혹이 불거진 윤 전 총장의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병기 기자


2. 성추행 7년刑 구형 받은 오거돈 前 부산시장

여직원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오거돈(73) 전 부산시장이 지난 21일 결심공판에 이어 오는 29일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오 전 시장에 대해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두 피해자에 대한 범죄가 유사해 일회성이나 충동적이라고 볼 수 없는 권력형 성범죄”라며 “사퇴에 따른 시정 공백에다 보궐선거로 막대한 선거비용을 초래했으며 피해자는 그 충격으로 아직도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 전 시장은 “얼마 남지 않은 삶을 반성하며 살 것”이라며 선처를 구했다. 변호인 측도 “피고인이 고령으로 치매 의심 증상을 앓고 있고, 이번 사건은 일회성이고 우발적인 기습추행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해자는 “제가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 없이 못 사는 이유는 100% 그날의 사건 때문인데 평소 팔굽혀펴기로 체력을 과시하던 부산시민들의 수장이 치매 노인이었단 말이냐”며 반박했다. 이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도 오 전 시장 측이 재판과정에서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부산=김기현 기자


3. “수소 에너지 1兆 투자” 조현준 효성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이 “수소에너지는 인류의 미래를 바꿀 에너지혁명의 근간”이라며 향후 5년간 1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밝혀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 수소 공장을 지으며 ‘울산에서 나일론 섬유 사업으로 창업을 시작할 때의 마인드로, 제2 창업 수준의 과감한 투자’에 나선다는 포부다. 현대차그룹, SK그룹, 포스코그룹 등 재계서열 상위 그룹이 수소차 사업에 뛰어든 상황에서 먼저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21일 울산 남구 효성화학 용연3공장 부지에서 열린 ‘수소 사업 비전 선포 및 액화 수소 플랜트 기공식’에 참석해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수소에너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효성중공업과 글로벌 가스·화학 전문기업인 린데 그룹은 ‘린데수소에너지㈜’ 합작법인을 세웠으며 2023년 초까지 연산 1만3000t 규모의 액화 수소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2023년 5월부터는 본격 상업 운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곽선미 기자


4. 70세에 멜로 女주인공 ‘국민엄마’ 고두심

배우 고두심(70)이 멜로 영화의 주인공으로 돌아온다. 고두심은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빛나는 순간’(감독 소준문)에서 자신의 실제 나이와 비슷한 70대 제주 해녀 진옥 역을 맡아 33세 연하의 배우 지현우와 멜로 연기를 선보인다.

‘전원일기’의 큰며느리이자 ‘국민엄마’였던 고두심으로선 적지 않은 파격이다. 마지막으로 멜로 연기를 했던 게 29년 전. 출연을 주저할 법도 했다. 그러나 연기에는 나이도 없고 두려움도 없었다. 소준문 감독이 시나리오와 함께 건네준 손편지를 읽고 마음을 굳혔다. “고두심 얼굴이 제주의 풍광”이라는데 안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사실 영화는 멜로 스토리보다 더 큰 사연을 담고 있다. 아픈 역사를 지닌 제주에서, 그것도 해녀로 한평생을 살아온 여성의 한(恨)과 자부심이 녹아 있다.

고두심은 이 영화로 2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폐막한 아시안필름페스티벌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지구 반대편에서도 좋게 봐줬다는 데 감사하다. 부모님이 살아계셨으면 정말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5. 이란 대통령 당선된 ‘테헤란 도살자’ 라이시

에브라힘 라이시가 이란의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 임기는 오는 8월부터다. 사법부 수장을 지낸 성직자 라이시는 이란의 대표적 보수·강경파 정치인이다. 미국은 라이시가 이끄는 사법부가 청소년에 대한 사형선고를 남발한다며 2019년 이후 그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라이시는 과거 검사 시절 반체제 인사 제거에 앞장서 ‘테헤란의 도살자’란 별명도 갖고 있다.

라이시의 승리는 선거 전부터 예견됐다. 이란은 헌법수호위원회가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권한을 갖는데 이슬람 보수파가 장악하고 있는 해당 기구가 중도·개혁 성향을 가진 라이시의 경쟁자들을 대부분 탈락시켰기 때문이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투표 보이콧 운동이 벌어졌고 이 때문에 투표율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최저치인 48.8%에 그쳤다.

강경파 라이시의 당선으로 현재 진행 중인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특히 최근 이란 대표단이 협상을 중지하고 귀국하면서 협상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