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진료비 청구 절차 등 간소화
개정안 30일부터 시행 예정

국가유공자를 위해 일하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에 호국보훈의 달 6월은 의미 있는 달이지만, 올해는 더욱 특별하다. 국가유공자의 의료 편의를 증진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공단법 개정을 거쳐 지난해 12월 21대 국회를 통과해 이달 30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2019년 6월 처음 발의된 이후, 공단법을 개정하고 정부와 국회에 적극적으로 건의하는 등 2년간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얻어낸 결과다.

공단은 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의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으로, 전국 6개 광역시에 3400병상 규모의 보훈병원(서울,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인천)과 이와 연계된 7개 보훈요양원 등 전국 18개 소속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건강상, 거리상의 이유로 보훈병원 방문이 어려운 보훈대상자는 가까운 위탁병원이나 민간 의료기관에서 진료 및 치료를 받은 뒤 공단에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지금까지는 보훈대상자가 직접 민간 의료기관에서 관련 서류를 발급받아 보훈병원에 제출했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보훈대상자에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현행법상 환자 본인만 의료기록을 열람할 수 있어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공단은 “어떻게 하면 보훈대상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해 비효율적이고 불편한 청구 절차를 간소화하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이달 시행되는 개정안이 그 노력의 결실로서 다각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가장 먼저 보훈대상자가 서류 제출을 위해 위탁병원과 보훈병원을 오가며 시간과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된다. 국가유공자 신체검사 결과 판정에 필요한 서류 역시 공단이 민간 의료기관에 직접 요청할 수 있으므로 판정 소요기간이 단축된다. 2020년 기준으로 전문위탁 및 응급(통원) 진료를 받은 국가유공자는 38만 명, 상이등급 판정을 위해 신체검사 및 고엽제 검진을 받은 국가유공자는 2만6000명이다. 공단이 만든 작지만 큰 변화로 매년 40만 명에 이르는 국가유공자가 혜택을 누릴 전망이다.

나아가 공단은 보훈대상자가 이용하는 많은 의료기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과다처방, 약품 오남용, 중복검사 등 적정진료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 위해요인 예방과 연간 약 36억 원의 재정 절감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법이 본격 시행되면 새로운 제도의 정착을 위해 해결할 과제들이 공단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렇게라도 숭고한 희생에 보답할 수 있어 다행스럽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국가유공자를 위해 우리의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김신 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