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 상원의원 법안 발의
상·하원 통과 어렵지 않을듯
삼성전자·TSMC 등도 혜택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에 25%의 세액 공제를 부여하는 법안이 미국 상원에 초당적으로 발의됐다. 미국 업체는 물론 대미 투자에 나서는 삼성전자와 TSMC 등 외국 반도체 기업들도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론 와이든(민주) 상원 금융위원장과 마크 워너(민주) 의원, 마이크 크레이포(공화) 의원 등은 이날 반도체 제조업 투자에 25%의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반도체 제조장비·설비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액 공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와이든 위원장은 “외국 정부가 (반도체) 제조업체들을 계속 끌어들이는 것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 이것은 우리 경제의 위험을 높이고 좋은 보수를 받는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한다”며 법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법안 발의에 참여한 데비 스태버나우(민주) 의원 역시 성명을 통해 “새 법안은 미국 제조업체들이 국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도록 돕는 추가적 조치”라며 “반도체 부족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공화 양당의 지지를 받고 초당적으로 추진되는 이번 법안은 상·하원을 어렵지 않게 통과할 전망이다. 앞서 미 상원은 지난주 반도체·통신장비 생산 및 연구에 520억 달러(약 58조 원)를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을 승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세액 공제가 시행되면 인텔 등 미국업체뿐 아니라 삼성전자, TSMC 등도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구축에 170억 달러(약 19조249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의회가 반도체 부문 투자를 콕 찍어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법안을 추진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 속에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를 지원하는 의미가 강하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한때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을 주도했던 미국의 생산 점유율이 떨어진 핵심 이유로 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에 따른 미국과 해외 생산비용 격차 증가를 꼽고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