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빅3’ 대선주자 첫 출사표
혁신경제·돌봄사회 구상 함께
부동산 정책 등 ‘경제통’ 강조

‘도덕성 검증된 지도자’ 내세워
이재명·윤석열에 포문 열기도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일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여권 내 ‘빅3’ 대선 주자 중 첫 공식 출사표다. ‘강한 대한민국, 경제 대통령’을 슬로건으로 정한 정 전 총리는 본인의 강점인 경제 전문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재명 경기지사 등을 겨냥해 지도자로서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출마 선언문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을 해결하는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 전 총리의 의지가 담겼다. 정 전 총리가 시대정신으로 제시하고 있는 혁신경제·돌봄사회 구상과 함께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정 전 총리의 해법 방향도 언급된다. 여권 대선 주자 중 유일한 기업가 출신이자 산업자원부 장관 등을 지내 ‘경제통’으로 꼽히는 정 전 총리의 강점을 최대한 부각하는 것이다. 정 전 총리 측은 “출마 선언 이후 경제와 관련된 행보를 강화할 것”이라며 “경제 관련 공약도 본격적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총리는 오는 18일 ‘정세균과 함께하는 규제혁신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동시에 정 전 총리는 선언문에서 자신이 도덕성 면에서 검증된 지도자라는 점을 내세우며, 대선 후보는 철저한 도덕성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윤 전 총장과 이 지사 등과 비교했을 때 도덕성 측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에둘러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과 가족들은 검찰 수사 또는 재판을 받고 있고, 이 지사는 ‘형수 막말’ 등 도덕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전날 정 전 총리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대선 본선에서 결국 여야 후보는 공히 치열한 도덕성 검증전쟁을 치를 것”이라며 “대통령이 본디 외국에 내놓는 대한민국의 도덕적 대표선수이기도 하고, 당연히 정당의 도덕성과 정통성도 대표한다”고 썼다.

이날 출마 선언식은 기존의 전형적인 형식에서 탈피해 내빈 소개와 축사를 과감히 없애고 정 전 총리가 2030세대 청년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토크쇼’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김두관·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 다른 대선 주자들이 참석하며 의원 40여 명도 행사에 함께한다. 정 전 총리 측은 “간소하면서도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출마 선언 방식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al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