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 혁신 시작됐다 - ③ 지역주의 탈피

광주·전주 등 잇달아 찾고 지역인사 중용까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첫 공식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 데 이어 취임 일주일 만에 또다시 호남 지역을 방문한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서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6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오는 18일 전북 전주와 새만금 등을 방문한다. 이번 호남 지역 방문은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인 정운천 의원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지역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앞서 14일 취임 첫 행선지로 대전과 광주를 선택했다. 이 대표는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5·18 이후 태어난 첫 세대의 대표로서 광주의 아픈 역사에 공감한다”며 “과거처럼 우리 당이 광주 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연이은 호남 방문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서진 정책’을 적극적으로 계승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도 호남 민심을 얻지 않고서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인식을 강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경선 당시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대구를 찾아 “내 생각과 다른 의견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선한 사람이고, 애국자라는 것을 입 밖으로 내어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공존’과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준석 효과’로 지역주의 구도에 균열 조짐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YTN·리얼미터의 6월 2주차 정당 지지율 조사(7∼11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호남 지역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16.3%를 기록했다. 전주 조사에서는 17.2%를 기록해 1주 사이 0.9%포인트 하락했으나, 5월 4주차 조사에서 8.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배에 가까운 수치다. 특히 호남 지역 2030세대가 이 대표의 메시지에 호응하고 있다. 국민의힘 전남도당 집계에 따르면, 2030세대 수십 명이 최근 온라인을 통해 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석 최고위원에 호남 출신인 초선 조수진 의원이 선출됐고, 이 대표의 최측근인 특별 보좌역에 호남 출신 김철근 서울 강서병 당협위원장이 임명되는 등 당 지도부의 지역주의 색채도 옅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과거 영남의 지역 구도가 완화한 데에 세대 균열이 작용했듯이 호남에서도 세대 균열이 지역 구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